섹스 때문이 아니라 범죄 때문에 발기했다 -<도둑일기>

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184번.

by 이태연

















도둑 출신 작가 장 주네의 자전적 경험을 담아낸 철학적이고 미학적인 소설입니다. 배반과 절도, 동성애를 성스럽게 재창조해 내 프랑스문단과 교황청의 논란을 야기시켰지만, 동시대 예술가들에게는 지지를 받았던 작품입니다. 새로운 형태의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낸 이 작품에 대해, 사르트르는 "오로지 진실만을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신성한 진실이다." 라고 극찬합니다.



<< 작가의 시선 >> - 고아로 자란 작가는 프랑스와 스페인을 떠돌며 부랑자, 도둑, 동성애자로 살아갑니다. 방랑과 범죄로 인해 결국 교도소에 가게 된 작가는 그곳에서 글쓰기와 만나게 됩니다.


* 악의 세계에 몸을 담고 있는 남자들이 모두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사나이다운 미덕을 다들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의지로 혹은 우연한 선택에 의해 (···)비난받을 만한 추잡한 상황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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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도둑 일기 속에서 내가 도둑이 된 이유들을 감추고 싶지는 않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나의 선택 속에 반항, 괴로움, 분노, 혹은 그와 유사한 어떤 감정은 하나도 들어 있지 않다. (···)즉 나는 섹스 때문이 아니라 범죄 때문에 발기했던 것이다.


* 나는 정확한 어느 순간에 도둑이 될 결심을 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게으름과 몽상벽 때문에 메트레에 있는 어느 교도소에 가게 되었고, 거기서 '스물한 살'이 될 때까지 살았다. (···)나는 한동안 도둑질을 하며 살았지만, 나의 데면데면한 성격에는 그것보다 매춘이 더 잘 어울렸다.


* 누구든 타락의 흔적을 가지고 있는 동안은 타락한 채로 있는 법이다. (···)우리는 가장 구역질나게 하는 상처들을 배양함으로써 연민의 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우리는 당신들의 행복을 질책하는 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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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틸리타노는 키가 크고 힘이 셌다. (···)그는 거지, 도둑, 남색가, 창녀 사이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아름다운 남자였다. 하지만 그는 타락한 내 삶에 기대어 그의 아름다움을 유지해야 했다. 내 옷들은 더럽고 볼품없었다. 나는 배고프고 추웠다.


* 나는 스틸리타노의 잘려 나간 한 팔의 기력이 그의 페니스에 집중되었으면 하고 바랐다. (···)나는 그가 언젠가 나를 사랑할 것이라고 믿었다.


* 스틸리타노와 나는 비참하게 살고 있었다. 몇몇 남색가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내가 약간의 돈을 벌자, 그는 나를 대단한 자랑거리로 여겼다. 그러나 (···)가끔 내 기억 속에서는 과연 그가 위대한 존재였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그에게 강하게 끌렸던 것은 그의 남성다움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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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감히 알아차릴 수 없었다. (···)나는 그 아름다움을 거부함으로써 시를 발견했다. "그렇지만 그러한 아름다움은 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나는 그 아름다움을 마음속에 기록해 두는 동시에, 그 아름다움이 나의 비참함을 설명하기 위해 내 주변에 그렇게 분명한 모습으로 있음을 알게 되었다."


* 나는 가족들로부터 버림받은 데다 소년들과의 애정 행각, 도둑질을 하면서 느낀 사랑, 혹은 도둑질에의 공감 등으로 당연히 더욱 생활이 악화된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나를 거부한 세계를 단호히 거부했다. 심지어 가장 치욕적인 상황에 대해 즐거운 타락이라고 말할 정도이니, (···)감옥은 내게 그와 동일한 안정감을 준다. 그 어느 것으로도 그것을 파괴할 수는 없다. 감옥은 스스로를 신뢰한다. 그 속에 있는 우리 자신을 신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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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고개를 숙이고 살기로 결심했다. 나 자신의 운명을 당신들의 운명과 달리 어둠의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그리하여 당신들의 미학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작정했다.


* 나는 권태로운 교도소 생활에서 벗어나 과거의 혹독하고 처참한 방랑 생활을 회상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썼다. 누군가 문학작품을 쓸 작정이었느냐고 물으면, 나는 대답 대신 어깨만 으쓱하고 말 것이다.


* 나는 다시 나 자신속으로 칩거한다. 나는 마음의 감미롭고 잔인한 장소에 몸을 정착시키고, 거기서 아무런 두려움 없이 분노하는 인간들을 바라볼 것이다. (···)세상은 하나의 급류와 같았다. 나를 바다로, 죽음으로 내몰기 위해 수많은 힘이 하나로 뭉쳐진 격류였다. 나는 고독을 체험하는 쓰디쓴 즐거움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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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주의자들은 나의 행동을 악의라고 불렀다. 그런데 그들의 선의는 나의 악의와 충돌하면서 산산이 부서졌다. (···)그 누구도 나를 정해진 방향으로 이끌고 갈 수 없다.


* 나는 가장 희귀한 운명 속에서 인생을 마치기를 원한다. 나의 운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알 수 없다. 어쨌든 그것이 희미하게 황혼으로 기우는 우아한 곡선이 아니라 지금껏 내가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며, 그 아름다움을 작동시키며 전복시키고 침식시키는 위험 때문에 더욱 아름다운 것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행위가 완성될 때까지 그것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그것의 출발점이 무엇이었든 그 끝은 아름다워야 한다. 어떤 행동이 추잡하게 보이는 것은 그것이 아직 완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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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스러움이란 이상적인 윤리의 지점을 말한다. 나는 그것을 눈으로 볼 수 없어서 이야기할 수 없다. 내가 그것에 다가가면 그것은 내게서 멀리 달아난다. 나는 그것을 욕망한다. 나는 그것에 의혹을 품는다.


* 나는 언제쯤 나 스스로 빛이 되는 이미지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나는 언제 시 속으로 뛰어들 수 있을까?


* 나의 도둑에 대한 취향과 활동은 동성애와 관련되어 있으며, 바로 거기에서 나온 것이다. 그것은 일찍부터 나를 습관적이지 않은 고독 속에 가두고 말았다. 도둑질이 어느 정도로 광범위하게 펴져 있었는지 알고 나는 놀라 자빠질 뻔했다. 내가 통속적인 도둑으로 전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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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둑이라는 말은 주로 훔치는 일을 하는 자를 가리킨다. (···)나는 사회와 대립하기를 원했지만, 그보다 앞서 사회는 내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를테면 도둑이라는 것보다 고독한 정신을 두려워하는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적으로 사회가 단죄를 내린 것이다.


* 가장 빛나는 운명을 가질 수 없다면, 나는 가장 비참한 운명이기를 바란다. 그것은 불모의 고독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주 희귀한 재료에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함이다. (···)내가 다루는 것은 불행의 철학이 아니다. 오히려 그와 정반대다. 나 자신이 향하고 있는 교도소, 즉 내가 세상과 정신의 장소라고 부르는 곳이 내게 당신들의 명예나 축제보다 더 큰 기쁨을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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