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빛’인 줄 알았지만, 응급실은 시간을 가르쳤다”
응급실에서 일하기 전에는 돈이 최우선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삶은 가난과 외로움으로 찌든 삶이었다.
아버지는 새로운 여자한테 넋이 나가 있었고, 어머니는 가난과 힘겹게 싸우고 있었다.
그런 삶 속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세후 140만 원을 벌었다. 정말 구질구질하게 살기 싫어서 간호사가 되었다.
간호사가 되어서는 연봉 5천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즐겁지는 않았다.
3교대는 ‘삶’이라는 명찰을 떼어냈다. 의사는 인성을 버렸고, 나는 체온을 버렸다. 선배 간호사들은 짜증을 후배에게 던졌다. 병원은 ‘치유’라는 간판 아래, 일사불란한 보조만 필요했다.
물론 월급은 나를 그나마 이 악의 구렁텅이에서 한 줌의 빛이 되었지만, 내 인생을 밝히기엔, 그 한 줌의 빛은 너무 작았다. 그러면서 매일 죽는 사람들을 봤다.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각 연령층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의 죽음을 직관했다.
응급실에서 일하기 전에는 내가 죽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많은 죽음들을 매일 보면서 나는 깨달았다. 나도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그리고 죽으면 돈도, 관계도,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아무것도 의미가 없게 되는구나를 알게 되었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고, 지금 이 순간을 정말 내가 충만하게 사는 게 죽을 때 가장 좋은 일이구나라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응급실 근무경력이 늘어나면서 나는 더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다. 돈을 위해 내 삶을 버리고 있는 행동이 너무 바보 같아서 이다. 그전에는 몰랐다. 그 누가 돈보다 시간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해도 난 듣지 않았다.
그땐 그렇게 생각했다. ‘바보 같은 말이지. 그래도 결국 돈이지.’ 그러면서 난 돈돈돈돈 하면서 내 시간을 싫어하는 일에, 돈이 되는 일에 다 투자했다. 하지만, 이젠 나의 가치관은 변했다. 돈만 벌기 위해 내 시간을 버리는 것이 정말 좋은 거고 옳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