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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제은 Apr 28. 2024

안다

이제은

참새처럼 작고 조그만 너의

반짝이는 큰 검은 눈망울에

경직되어 있던 내 얼굴이

봄이 와 피어난 꽃들처럼

밤하늘을 수놓는 별들처럼

자연스레 부드럽게 풀어진다


수비하듯 끼고 있던 팔짱을 풀고

너를 향해 두 팔을 벌리자

네 눈망울 속에 나의 미소가 비치고

곧 그 미소는 너의 해맑은 미소로 변해

내 품속으로 한 마리 작은 새가 되어

따뜻한 떨림과 함께 날아든다


그 순간 마치 작은 스위치를 누르자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에 걸린

수많은 알록달록한 전구들의 불빛들이

합창하듯 일제히 켜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던

어린 시절 내 안의 놀라움과 흥분이

되살아나듯 내 영혼을 휘어 감았다


내가 누군가를 안아주고

또 누군가 나를 안아준다는 것이

이토록 신비롭고 감동적인 일이었던가

그 찰나에 내 안에 차오른 순수한 기쁨은

매일 밝아오는 새벽을 기쁘게 맞이하는

저 새들의 노랫소리처럼 티 없이 맑다


그 순수한 기쁨은 내게 고요히 속삭인다

내가 누군가를 안아주고

또 누군가 나를 안아줄 때

진정한 앎이 나를 찾아올 것이라고.

그러니 내가 먼저 환하게 미소 지으며

두 팔 벌려 앎을 반갑게 맞이하고 안아주라고!




사진 - Unsplash




https://youtu.be/CTLCup0tBt8?si=HOvizaSw4L5jRIDj

조 히사이시의 La Pioggia 의 아름다운 선율은 ‘비’라는 뜻의 곡의 이름처럼 마치 따뜻한 비로 포옹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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