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있던 시간을 다시 움직이게 한 배움

사람, 인천 <5> / 전소제 인천시민대학 명예박사

전소제 인천시민대학 명예박사 인터뷰


멈춰 있던 시간을 다시 움직이게 한 배움, “해냈다는 만족감,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살아가다 보면, 아무 준비 없이 멈춰 서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익숙했던 일상이 낯설어지고, 앞으로를 쉽게 상상할 수 없게 되는 시간. 전소제 씨는 그 시간을 지나왔다. 그리고 지금, 다시 삶의 리듬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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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찾아온 멈춤, 그리고 선택


그는 인천에서 40년 넘게 살아왔다. 가정을 꾸리고, 일상을 이어오던 평범한 삶이었다. 그 흐름이 멈춘 것은 갑작스러운 병 때문이었다. “뇌경색을 앓고 나서 마음이 굉장히 무겁고 우울했어요.” 몸의 문제는 곧 마음의 문제로 이어졌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고, 어디로 가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그때 한 가지 선택이 주어졌다. 복지관에서 소개받은 인천시민대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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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일상, ‘학교 가는 날’


처음에는 큰 기대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던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 선택은 일상을 바꾸기 시작했다. “학교 가는 날이면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가방 메고 다니는 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배움은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라 하루를 다시 살아내는 방식이 됐다. 우울함은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삶의 리듬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학사에서 박사까지, 이어진 4년의 시간 그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4년에 걸쳐 모두 마쳤다. 특히 박사 논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수차례 수정과 지도를 거쳐야 했고, 기준에 맞추는 과정 자체가 도전이었다.


“박사 논문은 정말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계속 수정하면서 결국 완성하게 됐습니다.” 그 결과, 그는 이날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단순한 학위가 아니라 자신의 시간을 다시 이어낸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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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 세대’에서 ‘주체’로


그는 스스로를 한때 ‘낀 세대’라고 표현했다. 젊은 세대와 함께하기에는 나이가 부담스럽고, 복지관에 가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느끼는 시기.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머뭇거리던 시간이 있었다. “어디를 가려고 하면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나이가 걸리고, 또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내가 끼기 애매한 것 같았어요.” 그 경계에 서 있던 시간을 배움이 채워주기 시작했다. 공부를 통해 그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이 됐다. “해냈다는 만족감,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그는 배움의 결과를 특별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취업이나 자격, 성과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한 가지를 이야기한다. “금방 어디에 써먹지 않아도 괜찮아요. 내가 해냈다는 만족감이 정말 큽니다.” 그 말은 단순한 소감이 아니라 배움을 통해 얻은 가장 본질적인 변화였다. 배움이 삶을 다시 연결하는 방식 전소제 씨의 이야기는 특별한 한 사람의 극복 서사가 아니다. 삶이 잠시 멈췄을 때, 다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구조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인천시민대학은 그 연결의 한 방식이 되고 있다. 누구나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시간이 다시 의미를 갖게 되는 공간. 그 안에서 삶은 다시 이어진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조용히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배움의 길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 말은 권유라기보다 이미 경험한 사람이 건네는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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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민대학 시민라이프칼리지


◎ 인천시민대학은 도시 곳곳을 배움의 공간으로 확장한 인천광역시의 대표 평생학습 체계로,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교육 플랫폼이다. 대학·공공기관·민간기관이 함께 참여해 철학, 예술, 언어, 창업, 미래기술, 다문화, 건강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명예시민학위제를 통해 체계적인 학습 성과를 인정하고 있다.

◎ 2026년 시민대학은 3월 30일 개강하며, 수강 신청은 3월 16일부터 27일까지 평생학습이력시스템(LMS)을 통해 가능하다. 포털사이트에서 ‘인천시민대학’을 검색하면 접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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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콘텐츠기획관실에선 <굿모닝인천>, <Incheon Now>, <仁川之窗 인천지창> 세 종류의 매거진을 발행한다. 발행인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8년 연속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대상 수상, 창간 15주년의 영문 매거진, 대한민국 최초의 지방정부 중문 매거진. 훌륭한 콘텐츠와 공감의 글을 나누고 싶지만 아직 ‘그게 뭐야?’라는 시민들이 태반이다. 인천이라는 아이템의 보고(寶庫)에서 아껴둔 보물들을 하나 하나 꺼내 알리고 싶다. 가자! 인천시민과 외국인을 위한 열린 소통의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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