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크리에이터 교본 64.
발명왕이 다 발명해서 나는 발명할 게 없네.
상품은 원전이고 크리에이티브는 번역이다. 고로 모든 크리에이터는 번역가이다. 또한 모든 번역은 의역이므로 같은 상품이라도 수십수백의 드라마를 담은 수천수만 개의 version이 존재 가능하다. 그러니 이 바닥 전부 거기서 거기라고 한탄할 것 없다. 풀어봤자 어차피 뻔한 결론이라고 미리 단정 지을 거 없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스포츠 스토리를 바닥까지 긁은 거 같지만, 꾸역꾸역 생각하다 보면 또 다른 길이 있다. 왜 없겠나.
기껏 하나 뽑아 놨더니 누가 벌써 홀랑 써먹었더라, 약 올라할 것 없다. 좋게 생각하면 그대도 어쩌면 이미 출구 가까이 다가갔는지 모른다는 반증일 수도 있고 더 좋게 생각하면 敵들이 걸음걸음 그대를 위한 이정표를 놓아두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대가 서투름과 조급함과 맹목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배려한 적들에게 외려 감사하자. 들어가는 문은 하나일지라도 어느 문으로 나오게 될는지는 아무도 무른다. 이미 출간된, 심지어 꽤 훌륭한 번역본이 있다면 그것은 그대에게 행운이다. 가장 좋은 참고서는 가장 늦게 나온 참고서란 말 못 들어 보았는가. 적들의 길 사이에 나의 길이 있다.
에디슨 때문에 발명을 못하겠다는 게 도대체 무슨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