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편지

by 엘리아나


거실의 전등을 새로 끼우던 날 가까운 이의 손녀가 태어났단 소식에 온 가족이 기뻐했던 그때가 생생합니다

두 분 다 안 계시네요 저는 고아가 되었습니다

긴 한숨 내쉬며 털썩 주저앉습니다

영화처럼 조난당해도 구조당할 수만 있다면

고꾸라져 헤매다가도 바로 추스를 수 있다면

음악을 전공했지만 리듬 따위 잊었습니다

리듬 속의 균열은 마음을 뒤흔들고

살아남 아야 한단 안간힘이 이젠 싫습니다

계절마다 오는 비를 기다립니다

그 소리는 위안이기 때문입니다



'난 오늘도 이 비를 맞으며 하루를 그냥 보내요

아름다운 음악 같은 우리에 사랑의 이야기들은

흐르는 비처럼 너무 아프기 때문이죠'

비처럼 음악처럼. 고 김현식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