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달린 따듯한 봄
有脚陽春, 걸어 다니는 봄
오늘 우연히 선물 받은 전심전력이라는 책을 읽는데
첫 장에 나온 이 사자성어를 보고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다음장으로 넘어가지를 못하고 이러고 있네요
누군가를 떠올릴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오늘 우연히 마주친 네 글자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유각양춘(有脚陽春). 발이 달린 봄이라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표현인가요.
당나라 때 송경이라는 재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억울함이 풀리고, 그가 머문 곳마다 사람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고 해요. 백성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습니다. “걸어 다니는 봄.”
생각해 보면, 우리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방에 들어서면 왠지 모르게 공기가 부드러워지는 사람. 대화를 나누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풀어지는 사람. 특별히 대단한 말을 하지 않아도,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 위안이 되는 사람.
그들은 겨울 같은 누군가의 마음에 조용히 봄을 가져다줍니다.
권력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건 쉽습니다. 돈으로, 직위로, 목소리 크기로 사람을 굴복시킬 수 있지요. 하지만 봄이 되어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건,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유각양춘.
이것은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높은 찬사가 아닐까요. 능력이 뛰어나다는 말보다, 성공했다는 말보다, 더 깊이 가슴에 닿는 말.
“당신은 걸어 다니는 봄 같은 사람입니다.”
오늘 하루, 나는 누군가에게 봄이었을까요.
언젠가 누군가 나를 떠올릴 때, 따스한 햇살 같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생은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걸어 다니는 봄이 되고 싶은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