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무법자

by. 크리스 휘타커

by Sophia

(스포 有)


매일 술집에서 노래하는 어머니, 어린 남동생, 존재를 모르는 아버지.

그런 어머니를 노리는 이웃 남성들과 어머니의 여동생을 죽인 빈센트 킹 사이에서 스스로 무법자라고 칭하며 세상에 대항하는 어린 소녀 이야기.


자신의 어머니인 '스타 래들리'의 여동생 '시시 래들리'를 실수로 살해한 빈센트 킹이 출소하며 인물들의 아물지 않은 상처가 다시 재현된다.


빈센트 킹의 오랜 친구이자, 그날 본 것을 정확히 진술하며 그가 감옥에 가게 만든 그의 친구 '워커'

30년이 지난 지금 경찰서장이 된 그는 친구를 감옥에 보낸 그날의 상처에 머물러 있고, 빈센트 킹이 출소한 이후 벌어진 스타 래들리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그가 다시 지목을 받게 되자, 자신의 오랜 친구를 사형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그날 밤 진실을 파헤치려고 노력한다.


그럴수록 빈센트 킹은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자신이 스타 래들리 마저 죽였다는 듯, 오히려 형벌을 받고자 하는 사람처럼 아무런 부정의 진술을 하지 않는 채로 시간을 보낸다.


유력한 용의자는 스타 래들리가 일했던 술집 사장이었던 '디키 다크'

그를 의심했지만 결국 그는 죽어가는 자신의 딸을 지키려던 돈이 필요한 아버지였고,


스타 래들리 살인범으로 누명을 썼던 빈센트 킹은 사실 더치스의 어린 남동생 로빈의 실수를 덮어주기 위해, 자신과 같은 삶을 살지 않도록 그를 지키기 위한 누명을 자처한 그들의 아버지였고,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자신을 사랑해 줄 이가 하나 없다는 것을 일찍부터 깨닫고, 자신의 가계도 하나 완성하지 못했던, 스스로를 무법자라고 칭했던 어린 소녀는,

사실 아버지 빈센트 킹과 어머니 스타 래들리 사이 뜨거운 사랑과 용서의 결실이었으며,

더치스 자신에게 짐을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어가면서까지 그들을 지키던, 목숨보다 깊은 사랑을 받는 아이였다.




누구에게나 안고 살아가는 내면의 상처가 있으며, 때로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르게 삶의 내밀한 부분에 결코 드러나지 않는 은밀한 흉터들이 각자 자리하고 있다는 것.

도무지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죄악도 결국엔 죄악이 아닐 수 있다는 것과 용서 다음의 삶은 그 이전과 전혀 다르게 변화할 수 있다는 것.

내가 보는 것과 보고 싶은 것,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싶은 것, 인정하기 싫은 진실과 믿고 싶은 상상이 다르다는 것은, 비단 이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것.


이 소설은 단순히 살인자와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가 아닌,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그것을 극복하고 용서해 나가는 삶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울어라, 울어라 하는 책이 결코 아님에도, '무법자'라는 단어로 자신을 감싸고, 스스로 가시를 두르고 있는 더치스를 보며 참 많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우리도, 더치스만큼은 아니어도 각자의 상처를 가지고, 그 상처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혹은 지켜야만 하는 것이 있어 스스로 무법자가 되었던 적이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p.194
"난 네가 보여, 더치스"
"뭐가 보이는데요?"
"나도 예전에 너처럼 그렇게 미워했어. 어떤 때는 그 불길이 너무 뜨거워지지."
담배가 산들바람에 살짝 타올랐다.
"나에 대해 쥐뿔도 모르잖아요."
"네가 아직 충분히 젊다는 건 알지. 나는 늙을 때까지도 알아내지 못했거든"
"뭘 알아내요?"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었다는 걸."


p. 532
"난 래들리 식구들에게 빚이 있어. 꼬마 녀석은 기억 못 할지도 몰라. 어리잖아. 녀석의 인생을 되돌려줄 수 있다면 난 죽어도 돼. 모든 게 어둠 속에 묻혀 있을 가능성도 있어."
"그 가능성에 넌 실제로 거의 죽을 뻔했어."

"녀석이 내가 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더치스는 정말 혼자가 아니었다.

우리 모두, 혼자라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어쩌면 혼자가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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