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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이 Jul 01. 2024

괜찮아도 괜찮은 걸까?

그래서 병이다.

나는 더 이상 토토를 생각하며 통곡하지 않는다.

그냥 뭉근하게.. 그리울 뿐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토토 닮은 구름이 있나 한번 찾아보고, 토토의 지난 사진과 영상들을 보면서 '아이참 예쁘다.'를 반복하다 이 녀석은 15년간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해보기도 한다. 아프기 전 토토의 얼굴은 항상 밝았으니까. 딱 사랑받는 녀석처럼 보인다.


서해바다에서 바닷물을 잔뜩 마신 김토토




지난 금요일 항우울제가 똑 떨어져서 정신의학과에 갔는데 의사가 나는 이제 너무 멀쩡하니 약을 그만 먹어도 된다고 했다.  나는 토토가 갔는데 3-4일은 죽을 듯이 아프고 지금은 좀 괜찮은데 괜찮아서 이상하다고 아무래도 난 아직 안 괜찮은 것 같다고 약을 그냥 달라고 했다.


의사는 갸우뚱하며 '괜찮은 게 불편한가요?'라고 물었다. 그런 건 아니고 혹시 모르니 예방차원에서 당분간은 약을 먹겠다고 하고 나왔는데 그의 말이 계속 내 귓가를 맴돌았다.

나는 괜찮은 게 불편한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소울메이트 토토가 가버렸는데 몇일만 아프고 말아도 되는 건가? 아니면 폭풍전야인가?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지만 그래도 나는 분명히, 토토는 내가 괜찮은 걸 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버텨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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