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당신의 생존 전략은? 전문성이 답이다
“현탁아 밥 묵자~”, “현탁이 아부지는 그거 이따가 하고 어서 밥부터 잡수이소.” 때는 1993년 봄, 필자가 열두 살 이던 일요일 아침이었다. 어머니 말 소리에 눈을 떠 거실로 나가 보니 거실 바닥에 뿌려진 하얀 봉투와 파란 지폐 뭉치가 보였다. 아버지는 파란 지폐들을 하얀 봉투에 하나씩 넣고 있었다. 당시 아버지는 여행사 세일즈 프리랜서로 초등학교 수학여행 상품을 세일즈 하셨는데, 소위 참 잘 나가셨다. 돈도 잘 버셨다. 당시 부산 소재 초등학교의 30%가 아버지 고객이었으니까.
아버지의 영업 비법은 세 가지였다.
첫째, 수학여행 비 시즌인 여름/겨울만 되면 초등학교를 돌며 하얀 동 봉투를 돌렸다.
둘째, 연초만 되면 감사 문자를 돌렸다.
셋째, 접대하느라 매일 새벽 늦게 귀가하셨다. 아버지는 그야말로 접대의 고수였다. 나는 어린 나이에 일찍 알게 되었다. ‘상대방이 술을 마신 뒤 잔을 채 내려놓기 전 공중에서 술을 따르는 기술’이 있다는 것을!
아무튼 그땐 몰랐다. 술에 취해 들어와 화장실 변기에 기대 잠든 아버지의 어깨 위로 가장으로 서의 무게와 세일즈 맨으로 서의 고난이 얼마나 컸을 지 말이다. 그저 아버지가 대단해 보였고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그런데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버지의 세일즈에 예상치 못한 두 번의 장애물이 생긴 것이었다. 먼저 다른 여행사 세일즈맨으로부터 더 두둑한 돈 봉투를 받은 교장들이 하나 둘씩 아버지의 연락을 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1997년 IMF 이후 초등학교 수학여행 계약이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 계약으로 바뀌면서 계약 건수가 반의반으로 줄었다. 더 이상 돈 봉투로 교장선생님의 마음을 산다고 해서 계약을 딸 수 있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한 때 잘나가던 세일즈 맨으로서 아버지의 찬란했던 시절은 그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 그 후로 다시 회복하시지 못했고 우리 가족을 비롯한 내 삶은 줄곧 가난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필자가 세일즈에 몸을 담으면서 우연히 그 때를 떠올리며 세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첫째, 빠르게 변하는 외부환경(시장/고객/경쟁사)은 내가 통제할 수 없다.
그래서 어떠한 외부 위협과 압박에도 생존할 수 있는 근력으로 스스로를 무장해야 한다. 이것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둘째, 그래서 세일즈는 결국 전문성이 중요하다.
세일즈에 대한 근본적인 역량이 없으면 세일즈 맨으로서 롱런할 수 없다.
셋째, 일에서 무너지면 내 인생이 무너지고 내 가정도 무너진다.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는 매우 어렵다. 참 살기 팍팍하다. 며칠 전에 와이프와 산책을 하던 중에 불과 한 달만에 5개 중 1개 꼴로 집 주변 식당들이 사라진 것을 보고 현재의 심각한 경기 침체 상황을 체감하게 되었다. 단순히 경기가 나쁘다는 언어 표현의 수준이 아니라, 정말 사상 최악이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수 있을지 매일 고민, 아니 걱정을 하며 살고 있다. 자연스럽게 아침에 눈을 떠서 잠에 들기 전까지 우리 일상의 무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관심사는 부동산과 주식, 비트 코인이 되어 버렸다. 그러면서 정작 놓치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우리 모두 100세 인생을 산다는 것이다.
린다 그래튼과 앤드루 스콧의 책 ‘100세 인생’에 따르면 1840년 이후로 인간의 기대 여명이 10년 마다 2~3년씩 증가해서 우리가 100세까지 살 가능성이 50%라고 한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아래 표와 같이 1987년생이 98~100세까지 살 가능성과 1977년생이 95~98세까지 살 가능성, 1967년생이 92~96세까지 살 가능성, 1957년생이 89~94세까지 살 가능성 모두 50%이다. 쉽게 말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100세까지 살 확률이 무려 50%나 된다는 말이다.
게다가 조지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슈워츠는 본인의 책 ‘크게 생각할수록 크게 이룬다’에서 인간의 생산 연령을 20세~80세로 정의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 모두 80세 까지 일을 해야한다.
반면 기업의 평균 정년은 65세이다. 이 말은 65세까지 경제적 자유를 얻지 못한다면, 이로부터 최소 15년 더 일 할 수 있는 직업(직장)이 필요한데 중요한 것은 이 나이에 새로운 기업에 들어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선택지는 두 개이다.
첫 째, 부동산, 주식, 비트 코인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얻던가
둘 째, 60세 이후에도 일을 하던가
만약 선자(부동산/주식/코인)를 선택할 경우의 합리적인 성공 가능성을 판단해 보자. 참고로 필자는 부동산을 비롯해 투자 전문가는 아니다. 상식 선에서 판단해보겠다.
부동산은 실제 거주도 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투자가 가능한 가장 좋은 투자 방법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부동산을 통한 투자의 가치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산 부동산의 가치가 오른다 해도 살 사람이 없을 테니까. 지속되는 인구 감소로 인해 유효 수요(실제로 살 수 있는 사람)도 함께 줄어 들지 않겠는가? 조사에 따르면 서울 인구마저 2050년 부터 줄어든다고 한다. 이처럼 주식과 비트 코인은 남은 인생의 경제적 자유를 위해 투자 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그렇다면 후자(일)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60세 이후에 일을 하면서 돈 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필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본다.
첫째, 사업 하기
둘째 전문가 되기
먼저 사업을 하는 것에도 큰 리스크가 따른다. 게다가 성공 확률은 매우 낮다. 앞서 말한 부동산과 주식, 비트 코인은 성공 확률은 그래도 50%이다. 오르거나, 내리거나. 하지만 사업의 경우, 데이터 가공 뉴스 레터 ‘exploding topics의 2024년 스타트업 관련 분석’에 따르면 성공 확률은 고작 10%이하이다.
반면 전문가가 되는 길에는 리스크가 없다. 그리고 성공 확률도 높다. 꾸준히 나의 전문성을 쌓아 나가면 그것이 가져다 줄 가치(결과)는 훗날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현재 하고 있는 세일즈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