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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JM Oct 05. 2024

직장인 아프리카 여행기 1

<01. 여름휴가로 그 더운 아프리카를 간다고?>

"아프리카요? 이 더운 여름에 더 더운 나라로 휴가 가시는 거예요?"


여름휴가지로 아프리카를 선택한 후 나의 목적지를 들은 사람들 중 열의 아홉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이 이렇게 덥고 습할 수가 있나 싶은 요즘, 더위에 질린 사람들의 반응은 어쩌면 당연했다.

나도 아프리카에 겨울이 있는 줄 몰랐으니까.


1년간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세상 구경 좀 하고 온다며 훌쩍 해외로 떠난 친구가 나의 여름휴가를 맞이해서 같이 여행할 나라의 보기를 건네줬다.


"너를 위해 특별히 시원한 나라로 골라봤어."


"오 고마워.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아프리카.. 응? 아프리카? 시원한 나라라고 하지 않았어? 아프리카 보기가 신박해 보이긴 하는데... 넌 한국에 없어서 모르겠지만, 나 이제 더위라면 지긋지긋해."


친구는 이렇게 반응할 줄 알았다는 듯이 아프리카에 올 때 경량 패딩을 꼭 챙겨 와야 한다고 귀띔해 주었다.


그래...? 그렇다면, 아프리카다!



여름 휴가지로 아프리카를 정하고, 세계지도 속 아프리카를 처음으로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우리는 아프리카라고 퉁쳐서 알고 있던 대륙 안에 수많은 나라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알게 된 사실인데 아프리카 대륙은 세계지도 안에선 그리 커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중국, 유럽, 인도, 미국을 합친 것보다도 크다고 한다. 고위도로 갈수록 면적이 확대되어서 세계지도상 대륙의 크기는 왜곡이 되어 있다나 뭐라나. 삼십여 년이 넘도록 세계지도 속 대륙의 크기가 실제 면적대비라고 알고 있었던 나의 짧은 상식을 되짚어보며 내가 지금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 중 잘못된 게 얼마나 많을까 싶어 아찔해졌다. 책 좀 읽어야지...


친구는 아프리카 안에서도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는 일정이었지만, 회사에 단단히 속박되어 있는 나는 이주도 안 되는 짧은 휴가 일정 속에서 탄자니아와 케냐 두 나라, 그중에서도 신혼여행지로도 손꼽히는 아프리카의 휴양지 잔지바르와 아프리카 초원의 야생동물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나이로비를 찍먹해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렇게 나는 잔지바르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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