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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청아 Nov 15. 2022

험난한 세상 속에서 프로 일잘러로 살아남는 법

세상은 바뀌고 있다. 효율성보다 의미를 중시하는 시대가 왔다. 즉, 모든 것에 있어서 본인만의 가치를 담는 것이 중요해졌다.


명품 가방이 일반 가방보다 수십 배 비싼 이유는, 수십 배 좋은 효율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다. 명품이 지니는 가치에 수십 배의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그 사람의 가치로 평가된다. 성과를 내는 사람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대체 불가능한 사람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팀으로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이 모든 것을 단순하게 요약해서 일을 잘하는 사람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지금부터 이 험난한 세상 속에서 프로 일잘러로 살아남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을 잘한다는 것 | 야마구치 슈, 구스노키 겐 저/김윤경 역 | 리더스북 | 2021년 01월 18일


일을 잘하는 사람의 유형으로는 크게 2가지가 있다.

1. 기술이 뛰어난 사람

2. 감각(sense)이 뛰어난 사람

내가 이번 글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후자에 관한 내용이다.


기술 vs 감각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 대답으로 책에서 소개해준 승무원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저자인 구로스키는 비행기를 타고 자비로 이동해야 할 때는 늘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다. 이코노미석에서 제공하는 기내식으로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카레라이스 또는 치킨 덮밥.


뒷 줄에 앉아 있던 그는 카레라이스를 먹기로 정하고 승무원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카레라이스는 앞 줄에서 이미 떨어져 치킨 덮밥만이 남아있었다.


그가 카레라이스는 이제 없냐고 승무원에게 묻자, 승무원은 진심이 담긴 듯한 표정과 어투로 연신 사과를 했다. 그녀의 사과는 그에게서 "괜찮습니다. 치킨 덮밥도 좋습니다"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오게끔 했다. 그녀는 '사과의 기술'이 뛰어난 승무원이었다.


몇 달 후, 그가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되었을 때, 같은 상황이 또 벌어졌다. 이번에도 카레라이스는 앞 쪽에서 이미 떨어지고 없었다. 승무원은 여전히 그 뛰어난 '사과의 기술'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사용했다.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것으로 보아 아마 비슷한 상황이 자주 일어났을 것이다. 그녀의 사과는 분명 되풀이할 때마다 연마된 기술이었다.


물론 해당 승무원의 '사과의 기술'이 뛰어났기 때문에 그는 기분이 나쁘진 않았지만 의아한 점이 있었다. 바로 '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않았는가?'이다.


카레와 치킨 덮밥의 선호비율이 다르다는 것을 그녀도 분명 알고 있을 터였다. 이를 눈치채 두 음식의 발주 비율을 조정하자는 제안을 했다면 사과할 일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혹은 애초에 선택지를 하나만 주는 방안도 있다.


이처럼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보고 사과할 일 자체를 없애는 능력이 바로 '센스'다. 위 사례의 승무원처럼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술로 메꾸는 사람은 훌륭한 '직원'이다. 이런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을 우리는 스페셜리스트라고 부른다.


다만 이러한 사람들이 능력을 인정받고, 승진하여 '리더'의 자리로 가게 되면 삐끗할 수 있다. 리더의 자리에서 요구하는 역량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쉬운 예시로 내가 아르바이트했던 버거킹이 있다. 당시 나는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만드는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목이 좋은 데다, 드라이브 쓰루 매장이라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처음에는 햄버거 만드는 기술이 부족해서 손이 느렸지만, 일을 하다 보니 요령도 붙고, 속도도 붙어서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햄버거 만드는 기술'이 늘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기술이 늘어 햄버거를 빠르게, 많이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버거킹 매니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니저라는 자리가 요구하는 역량은 단순히 햄버거를 빨리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매니저가 갖추어야 할 역량은 매장 전체의 흐름을 보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자리에 어떤 알바를 사용할지 등을 정하는 일이었다.


내가 알바를 하는 동안 그런 감각을 기르지 않고, 단순히 햄버거를 빨리 만드는 데에만 집중했다면? 내가 기술이 통달하고, 시간이 흘러 매니저가 되었을 때, 당연히 버벅거릴 수밖에 없다.


'기술'과 '시간'이 직원을 리더로 만들어주지 않는다. 애초에 '리더'의 자리에서 요구하는 역량은 '직원'의 자리에서 요구하는 기술과 완전히 다르다.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은 단순히 기술보다 팀 내 흐름, 문제를 캐치하고 전체를 조감하는 능력, 즉 센스다.


기술이 뛰어난 스페셜리스트보다, 센스가 있는 제너럴리스트가 결국 리더로 살아남는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기술이 중요한가? 센스가 중요한가? 내게 묻는다면 내 답은 "기술은 갖추되, 센스가 훨씬 중요하다"이다.


그렇다면 센스는 어디로부터 나오는가? 센스는 내면으로부터 나온다.

아웃사이드 인 vs 인사이드 아웃

전자는 바깥으로부터 열정을 안으로 부여받은 경우이다. 후자는 내면으로부터 열정을 밖으로 내뿜는 경우이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로알 아문센'과 '로버트 스콧'의 남극 탐험이다.


아문센은 처음에 북극을 최초로 정복하고 싶었다. 그는 북극에 가기 위해서 스폰서를 모아, 배와 대원들을 구했다. 다만 그가 출발을 한 달 앞두었을 때, 미국의 탐험가인 '로버트 피어리'가 북극을 최초로 정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인생을 걸고 준비한 목표가 무너져버린 것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두 번째는 의미가 없지 않냐며 포기할 거냐고 물었을 때, 아문센은 두 번째라도 노리겠다면서 다시 준비를 한다.


그리고 그와 대원들이 탄 배가 육지를 완전히 떠났을 때, 아문센은 갑자기 뱃머리를 돌리면서 우린 북극이 아닌 남극으로 향할 것이며, 남극의 최초 정복자가 되자고 소리친다.


당시 북극을 향하면 약 2개월이 걸리지만 남극으로 향하면 1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아문센도 그 사실을 잘 알기에, 정부, 스폰서, 대원, 그 가족들마저 모두를 속였다. 혼자만 북극의 최초를 이미 빼앗긴 이상 남극을 가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웃긴 것은 대원들의 반응이었다. 그들 역시 두 번째가 되기는 싫었던 것이다. 아문센이 남극으로 뱃머리를 돌리고 선언한 순간, 그들은 우렁찬 함성을 질렀다. 그들도 두 번째보다는 최초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그들은 남극으로 떠났다.


한편, 비슷한 시기 스콧도 남극 정복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아문센과 다르게 스콧은 엘리트 군인으로 영국 해군의 지원을 든든하게 받고 있었다. 먹을 수 있는 식량도, 썰매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도 아문센보다 훨씬 풍부했다. 그들은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결과는 어땠을까? 우선 아문센 일행은 무사히 남극 정복을 마쳤다. 스콧보다 약 한 달 먼저 남극에 도착했고, 무사 귀환했다. 게다가 돌아가는 길에 스콧 일행을 위해 식량과 털옷 등을 일부 남겨두었다.


스콧 일행은 어땠을까? 놀랍게도 전멸했다. 스콧 일행이 훨씬 용의주도하게 준비했고, 자원도 풍부했다. 그러나 그들은 내면으로부터 나온 동기가 없었다. 상사가 외부에서 명령했을 뿐이고, 따랐을 뿐이다. 심지어 자존심 때문에 스콧 일행이 남긴 물자는 쳐다도 보지 않았다.


좌측 아문센 / 우측 스콧

인사이드 아웃이었던 아문센은 내면에서부터 끓어오른 동기를 바탕으로 전체를 조망하는 톱 다운 방식(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전체를 조망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정했고, 스콧은 인사이드 아웃으로 상사가 전달한 다양한 방식을 항목별로 나열해서 사용했을 뿐이다.


내면으로부터 강한 동기와 열정을 '이끌어내는' 힘이, 외부에서 철저히 준비해준 조건들을 단순히 '수행하는' 힘보다 뛰어날 수밖에 없다.


인사이드 아웃은 전체를 조망하고, 문제를 발견하는 센스를 기를 수 있지만, 아웃사이드 인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말살해버린다. 센스는 어디로부터 나오는가? 센스는 내면으로부터 나온다.  


센스는 어떻게 기를까?

마지막으로 내면에서 나오는 센스는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센스는 의도해서 길러야 한다. 절대로 저절로 자라지 않는다. 센스를 기르는 법은 색안경을 끼는 것이다.

사람들은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본다. 사업가는 사업가라는 색안경을 끼고, 카피라이터는 카피라이터의 색안경을 끼고, 건축가는 건축가의 색안경을 낀다.


셋이 똑같은 카페를 간다고 생각해보자. 누군가는 테이블의 전환율은 어떤지, 일일 매출과 전체 손익은 어떤지, 해당 카페가 사업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한다.


누군가는 시선을 사로잡는 글귀는 무엇인지, 혹은 해당 가게만의 마케팅 요소나 전략이 있는지, 브랜딩 포인트가 있는지, 해당 카페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표현할지를 생각한다.


누군가는 건물의 인테리어는 어떤지, 구조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조명은 어떻고, 위치는 어떤지 본다.


이때 중요한 점은 '의도적으로' 색안경을 끼고 카페를 가야 한다는 점이다. 사업가든, 카피라이터든, 건축가든 각자의 색안경을 두고 단순히 커피만 마시러 갔다면, 아무것도 확인하지도, 생각하지도, 보지도 못한 채 커피 맛만 느끼고 돌아올 것이다.


즉 본인이 바라보고 싶은 방향으로 세상을 봐야 한다. 의도적으로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Fake it till you make it

스스로조차 속여라. 색안경이 본래의 눈인 것처럼. 그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레 센스가 길러지고, 색안경이 정말 당신의 눈이 되어준다.




지금까지 기술보다 센스가 더 중요한 이유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그 센스는 어디서부터 나오는지,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까지 알아보았다.


기술은 수학과도 같아서 정답이 있고, 수치화가 가능하다. 점수를 매길 수 있고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다. 반면 센스는 예술과도 같아서 정답이 없고, 수치화가 불가능하다. 옳고 그름 대신 좋고 싫다는 취향만 있을 뿐이다.


본인이 기술만 가지고 있다면, 더 뛰어난 기술, 더 높은 점수를 가진 사람에게 밀려날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이 수학을 90점 맞는 사람보다 100점 맞는 사람을 선호한다.


하지만 노래하는 사람은 다르다. 본인만의 장르, 본인만의 음색을 가지고 노래하는 사람은 각자의 팬이 있다. 기본적인 기술,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면 그 이후부터는 취향 문제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본인만의 눈을 가진, 세상 사람들의 취향을 만족시켜줄 리더를 찾고 있다.

만약 본인이 그런 인재상이 되고 싶다면, 센스를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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