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같은 공간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복잡해질 때가 있다.
늦은 밤, 우리는 조용히 걷다가 이 아치형의 구조물 앞에 멈췄다.
빛은 벽면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고, 친구는 말없이 그 안에 서 있었다.
평소 관심이 있던 친구였다.
이번엔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사진을 찍으러 가자고 먼저 말을 꺼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도 여전히 그녀의 마음은 읽히지 않는다.
어쩌면 아무 말 없이 서 있던 그 순간에도,
서로 다른 마음으로 그 빛을 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진 속 인물은 어둠 속에서도 환히 비춰지는 벽을 올려다본다.
나 역시 그 빛을 따라,
이 마음의 시작점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당신이라면, 그 순간 무슨 말을 건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