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아무 생각 없이 펼친 신문 한 면에 시선이 멈췄다. 검은 테두리 안에 흐릿한 얼굴, 그리고 익숙한 이름. 부고란이었다. 순간 현실감이 사라진 듯 손끝이 차가워졌다. 이미 오래전에 끝난 이야기처럼, ‘2년 전 별세’라는 문장이 낯설게 다가왔다. 나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점보다,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더 이상했다.
그 아래에는 작은 지도 하나가 실려 있었다. 처음엔 어디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자 골목 끝이 낯설지 않았다. 몇 번을 눈으로 더듬다가, 그곳이 우리 집으로 이어지는 길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익숙함이 서서히 또렷해지며, 막연했던 공간이 현실의 기억과 겹쳐졌다.
그 순간, 묘한 감정이 밀려왔다. 분명 슬펐고, 순간적으로 충격도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후회나 죄책감은 따라오지 않았다. 울어야 할 것 같았지만 눈물은 나지 않았고, 다만 ‘아, 그렇구나’ 하는 식의 담담한 인식이 먼저였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이 모든 장면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신문도, 지도도, 그 안의 소식도 모두 꿈이었다.
꿈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오히려 감정의 결이 더 선명해졌다. 나는 이미 오래전에 관계를 마음속에서 정리해두었고, 그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는 과정만 남아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이미 끝났지만 이제야 알게 되는’ 형식은, 어쩌면 내가 그 관계를 받아들이는 방식과 닮아 있었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내 삶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현재에 영향을 주는 위치에도 있지 않다. 다만 남아 있는 것은, 원래라면 존재했어야 할 관계에 대한 희미한 잔상뿐이다.
그래서 그 꿈은 슬픔이라기보다, 정리에 가까웠다. 늦게 도착한 소식처럼, 이미 끝난 감정을 조용히 확인하는 과정. 그리고 그 뒤에 남은 것은 크지 않은, 그러나 분명한 씁쓸함이었다. 그것은 후회가 아니라, 이해 이후에 남는 감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