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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May 14. 2024

쉰일곱 번째 : 사후(事後) 관리를 위한 문제점 파악

다음을 생각한다면 사전(事前) 준비보다 더 중요한 일

일단 시험을 보고 나서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였나?


가장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내 자체의 문제였나?
아니면 상황의 문제였나?
아니면 둘 다였나?


내 생각에는 둘 다인 것 같았습니다.


충분히 연습을 했다고는 하지만 척추를 다친 후에 6개월 만에 다시 본 시험인데다가, 단순한 지식암기형 시험이 아니라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본 것들을 다 외운다고 볼 수 있는 그런 시험은 아닙니다. 최종시험이 그런 시험인데 그 최종 시험을 보기 전에 봐야 하는 시험이 이 시험입니다.


우선 지금은 문제점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니 문제점을 간단히 3가지로 적어봤습니다.

1) 연습의 양 자체는 충분했지만 질이 좋지 못했다.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 대비를 한다고 했지만, 막상 시험에서 그 상황에 100% 만족스럽게 대처하지는 못했다.

2) 한 10번 시험을 보면 1번 정도 망하는 과목이 있는데 그 과목에 문제가 생겼다. 속된 말로 놀다가 시험을 봐도 그냥 많이 틀려야 1-2개 정도 틀리는 시험인데, 이번에는 아예 눈에 들어오지가 않았다. 이건 솔직히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어려운 내용의 문제도 아니었고, 문제의 뜻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는데, 시험을 보면서 선뜻 답을 고르기 힘들었다. 시간을 자유자재로 활용하지 못했다.

3) 주변 상황에 대한 정리가 부족했다. 우선 3월 초부터 겪고 있는 외부요인이 적당히 해결되었음에도 그 문제에 대해서 그냥 확 터져버렸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그 문제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이 생겼다. 그런 찰나에 '신문기사' 하나를 접하게 되어 도움이 되었고, 하루 정도 추스를 시간이 있었지만, 하루 가지고는 추스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마음이 편치 못했다. 쉽게 말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일단 문제점만 적어봤는데, 핑계가 가득한 그냥 자기 푸념으로 보일 뿐인데요. 항상 이 정도 문제는 다른 사람도 다 가지고 산다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다른 사람하고 이야기를 해보고 내린 결론은 아니고, 그냥 내 나름대로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을 텐데 이 정도 문제는 다 가지고 살겠거니 생각했을 뿐입니다.


어머니 은사님이 말씀주신대로 '앞으로' 가야 하는데, 그냥 뭔가에 발목 잡혀버린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그리고 저 문제 세 가지만 해도 쉽게 해결을 할 수 있을 만한 문제는 아니라는 것 정도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일단 오늘 계획한 공부를 마치고, 이야기도 해보고, 최대한 빨리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러면 다음 주에 봐야 하는 시험도 또 말아먹을 가능성이 매우 클 것 같아서요.


공부를 안 했다고 매일 나를 몰아세우는 것은 가급적이면 하지 말라고 의사 선생님께서 조언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자꾸 자기 자신을 벼랑으로 몰다보면 어느 순간 벼랑 아래로 떨어지게 되고 다시 못 올라오는 경우도 많다고 하셨습니다. 잘 올라오다가도 한순간 그릇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게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셨어요.


하여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번에는 반드시 사전에 보는 예비시험 성격의 이 시험을 적당히 점수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물론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시험을 봐야 할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우선 지금 내 진로 이외에도 올해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몇 개가 있는데, 이게 결코 간단하고 쉬운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음이라도 편해야 하는데 스트레스라는 것을 그냥 안고만 살아온 사람이라 솔직히 어떻게 조절을 해야 할지 감이 오지도 않는 게 사실입니다.


일단 시험에 대한 3가지 가장 간단한 문제가 되는 지점은 파악을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수립하고 바로 실행에 옮기는 방법이 지금 이 상황을 가장 지혜롭게 다스리는 방법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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