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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Apr 17. 2024

열여덟 번째 : 아픈 기억 지우기 연습

지금 일주일 정도 실천 중인데 쉽지는 않네요

TV나 여러 매체를 보면 현재를 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그게 잘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사람이란 게 전부 과거가 있으니까 현재가 있는 거고, 남을 이야기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특히나 쉽게 하거든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마인드 control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부분을 저 혼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기억을 통째로 날려버리려는 시도를 하는 것 같아요. 누군가가 저에게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려고 한다면 저는 고등학교를 안 나왔어요. 혹은 고향이 서울입니다. 아니면 놀다 보니 이 나이가 되었네요.


이런 식으로 잠시만 좀 피해 가려고 노력을 해요.


항상 정면승부를 하면서 살아왔던 저로서는 이제 피로감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제 나름대로는 '아픈 기억 지우기 연습'이라고는 하지만 제가 지금 현재 상황을 살기 위한 왜곡이죠. 당연히 공적인 자리 나 저의 이력을 정확히 이야기해야 하는 자리에서 그런 짓을 하면 안 되는 거죠.


그러면 채용비리나 입시비리 등 각종 비리에 연루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일상을 살아가면서 굳이 제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을 후벼 파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저를 자극하려고 하는 사람들뿐이더군요. 그리고 그 사람들이 저에 대해서 전부 다 알고 있지도 않잖아요. 그래서 그냥 최대한 부딪히지 않는 선에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일주일 정도 하는데 사실 밖에서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거나 질문을 받으면 그냥 잘 넘어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 가족은 다르잖아요? 사실 매일매일 분쟁이 생깁니다. 이야기하고 다르면 다른 방법을 찾는 과정에 가족 구성원 간의 의견차이는 당연한 건데, 의견차이가 심하게 생겨서 심각한 상황까지도 가기는 합니다.


그러나 집 밖에서 살아가는 데는 도움이 좀 되는 것 같아요. 평범하고 아무것도 아닌 저를 더 평범하게 만드는 작업인 것 같아요. 이런 걸 하얀 거짓말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어요.


과연 밖에 가서 사회생활을 하거나 모르는 사람을 만날 때 아직도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는데도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러나 그냥 내가 가진 특이점을 이야기하지 않고 최대한 평범하게 이야기하면서 말이 안 나오고 그냥 잘 흘러가는 것 같아서 너무 좋습니다. 주목을 받거나 그런 걸 좋아하지 않는 저의 특성상 그냥 편안한 것 같아요.


주변에 다른 사람하고 잘 지내는 분들이 몇 분 있어서 물어보기는 하는데, 뭐가 어렵냐고 하시는데도 지금도 솔직히 저는 어려워요.


어떤 방법이 정답인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시나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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