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alm Apr 23. 2024

스무여덟 번째 : 모든 일은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나한테 폭언을 하고 나서, 다음날 같은 일이 폭언한 사람한테 터지면?

요즘 신기한 일이 참 많지요? 이상한 사람들도 많더군요.

그런데 조금만 생각을 틀어서 해보면 저도 문제가 있는 사람인지도 몰라요.


최근에 15년 전 일을 들춰내야 할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전화만 받으면 저강도의 폭언부터 정말 상스러운 폭언까지 거의 전화만 30통을 받은 것 같아요. 그중에 3통 정도만 저한테 힘내고 도와주겠다는 손길이었어요.


그런데 참 웃긴 상황이 벌어졌어요.


저한테 가장 심한 말을 하고 상스러운 소리를 했던 분한테 같은 일이 발생한 거죠. 남의 불행에 좋아하면 안 되지만, 좋아한다기보다도 우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너도 당해봐라. 같은 소리가 나오나......


이 사람이 언젠가 연락이 올 것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제 친척을 통해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줬으면 하는 것을 피력하더군요.


부모님이 저한테 의사를 물어오셨습니다. 어떻게 할 거냐고......


여기에서 정말 수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냥 정말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고 도와줄까? 아니면 그냥 너도 똑같이 당해보라고 그냥 내버릴까?'


그런데 부모님이 저한테 이 말씀을 하시더군요.

어차피 우리는 혼자일 것이고 앞으로도 혼자 일건대 네가 안 나섰으면 좋겠다.
내 새끼가 소중하지.


한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하지 못할 말을 부모님이 대신해주신 건데요. 너무 감사했어요. 그리고 이번 일 말고도 저한테 이상한 일들을 많이 하신 분이라서 부모님도 그렇게 막 호의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으세요.


단, 부모님이 처음 결혼했을 때 조금의 금전적 도움이 아닌 다른 형태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속으로 끊어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자기 자식한테 계속 헛소리나 하고 부모님 입장에서도 곤란했을 거예요.


지금 이 시점에서 저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제 입장을 정말 0.01% 만이라도 헤아려줬다면 저는 100% 조력을 할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냉정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고, 지금 그냥 연락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매사에 조심하면서 살지만 사람이라는 것은 실수도 하게 되고, 어려운 일은 반드시 오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항상 신중해야 하고, 한 순간의 이기적인 행동이 상황을 더 꼬이게 할 수 있음을 이번 경우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그분의 어려운 일이 자연스럽게 잘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이 다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니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