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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야날자 Mar 29. 2024

봄마다 찾아오는 초대하지 않은 손님

누구냐 넌? 알레르기냐 감기냐?

아들은 어릴 때 천식, 알레르기, 아토피 (3가지는 세트처럼 함께 다니곤 한다)로 고생을 좀 했었다. 태어나고 한 살이 되기 전엔 아토피가 심해서 그거 잡겠다고 고생고생을 했었고, 알레르기도 계란부터 시작해서 견과류 생선 갑각류 등등이 있더니 조금씩 나아졌고, 천식도 커갈수록 좋아졌었다. 이제 천식과는 안녕이구나 생각하던 중 미국 남부지방으로 이사를 가서 1년 반정도 살게 되었었다. 미국 남부지방은 1년 내내 따뜻하다 보니, 겨울이랄 게 없이 1년 내내 꽃가루가 날린다. 거기다 그전에 살던 동네에 있던 꽃과 나무가 아닌 다른 종자의 꽃과 나무들은 알레르기가 기존에 없던 사람들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그렇다 보니 원래 알레르기가 있던 아들은 알레르기 반응과 함께 기침을 시작했고 천식반응이 따라왔다. 그리고 병원에서 의사는 매년 갈수록 꽃가루 알레르기 반응은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점점 나아지는 것이 아니고 심해지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겁을 잔뜩 먹고 있다 다시 동부로 이사 오게 되었고, “이제 꽃가루 알레르기는 없겠구나!!” 라며 한시름 놓고 있는 그때 알레르기 + 천식은 똑똑똑 문을 두드리고 우리 집에 찾아왔다.


알레르기 + 천식과 감기증상은 구분하기가 참 어렵다. 열이 있냐 없냐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감기라고 모두 열이 나는 건 아니고, 마른기침이냐 아니냐로 구분하기에도 매년 유행하는 감기바이러스는 다양하기에 기침으로 구분하기도 어렵다. 일단 일상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어 보여서 알레르기라 생각을 하고 알레르기와 천식약을 주었고 어쩔 땐 감기약도 줘보다가 기침이 멈추질 않아 병원을 가서 마시는 스테로이드(천식 기침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를 처방받아와서 먹였다. 호전이 안되고 이번에 콧물 가래가 많아지기에 다시 병원을 찾아가 항생제를 처방받아왔다.


아들은 다행히 점점 괜찮아졌다. 하지만… 내가 아들과 동일한 증상이 시작된 것이다. 알레르기였다면 옮지 않았을 텐데 증상이 동일한걸 보니 알레르기가 아니었나 보다. 나도 감기약을 먹으면 버텨보았지만 점점 심해지는 증상에 병원을 찾았고 아들이 예전에 받아왔던 스테로이드, 항생제, 거기다 알레르기약까지 받아오게 되었다. 나는 좀 더 심한 건지 온몸이 두드려 맞은 거 같은 몸살기운도 같이 와서 하루는 온종일 누워서 보내야만 했다.


같은 증상이라면 아들도 분명 몸살기운이 있었을 것 같은데 아들은 아파도 노는 게 더 좋은 건지 기침을 5초마다 하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놀곤 했다. 기침을 하도 하니 옆에 있는 나만 발을 동동 구르지 본인은 불편함을 모른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난 기침을 그만큼 하면 갈비뼈와 폐가 아파오는데 말이다.


아이들은 덜 아픈 걸까? 나보다 더 건강해서 그 정도 아픈 건 대수롭지 않은 것일까? 알레르기 천식으로 가끔 고생을 하지만 건강한 편인 아들을 보면서 “그만큼 아파서 다행이다. “ 속으로 생각해 본다. 그리고 알레르기와 감기는 어떻게 잘 구분할 수 있을까? 맞는 약을 빨리 쓰면 덜 고생할 텐데..


아플 때면 건강한 몸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다시 느끼지만 오래가지 못하는 게 문제다. 군것질, 가공식품 말고 몸에 좋은 것 좀 잘 챙겨 먹어야 할 텐데 말이다. 그리고 나도 어서 나아서 다시 뛰어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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