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돼 보니, 무서운 것들이 변하더라
어렸을 적 무서운 게 참 많았다.
어렸을 적 ‘사탄의 인형’을 봤을 때에 전날까지 신나게 가지고 놀던 똘똘이 인형을 갑자기 무서워하던 기억이 있다. 엄마께 버려달라고 엉엉 울어 엄마를 당황스럽게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왜냐하면 그걸 사달라고 엄청 졸랐기 때문에.
그리고 또 다른 생각나는 기억으로는, 그 당시 유행이었던 ’ 공포특급‘이라는 책을 읽고는 피에로 인형이 무서워져 장난감 박스에 있던 피에로 종이를 버려달라고 조른 기억도 있다.
나는 스무 살 대학생 신입생 때까지 그런 ‘귀신, 유령’등 공포스러운 캐릭터들을 무서워했던 것 같다.
“무서워서 쓰레기 혼자 못 버리러 가겠어~”호들갑을 떨 떼면, 엄마는 한결같이 ‘그런 게 뭐가 무섭냐’고 하셨다. 내가 기억이 있는 여덟 살 때부터 스무 살 넘어 그 말은 안 할 때까지.
요즘에서야 엄마의 ‘그런 게 뭐가 무서워~’라는 말이 계속 머리에 맴돈다. 나를 달래려고 했던 게 아니라, 엄마는 정말 그게 안 무서웠나 보다. 내가 엄마가 되면서 다양한 세상이 열리고, 또 나의 세상에 그깟 귀신이나 유령보다 무서운 것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 이전의 공포의 대상들은 더 이상 무섭지가 않게 되었다.
정말로 무서운 것들.
누군가와의 갑작스러운 이별.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선택.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 의지로는 변화할 수 없는 그런 상황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청춘에 대한 미련.
세상에는 귀신같은 것보다 무서운 것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