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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cos Feb 01. 2021

무리뉴를 다시 찾아온 위기

토트넘의 득점 루트가 사라져버렸다.

브라이튼의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경기에서 토트넘은 다시 한번 패배의 쓴맛을 보았다. 오늘 경기 전까지 브라이튼은 이번 시즌 홈 경기에서 아직 승리가 없었다. 최근 13경기에서 단 2승밖에 거두지 못한 브라이튼을 상대로 토트넘은 케인 없는 공격진의 화력을 테스트해 보며 승리를 챙겼어야 했다.


무리뉴 감독은 브라이튼의 3백 전술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리버풀과의 경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센터백 3명을 내세웠다. 호이비에르와 은돔벨레를 중원에 배치했고 벤 데이비스와 무사 시소코를 각각 왼쪽, 오른쪽 윙백으로 기용했다. 케인이 빠진 공격진은 베르흐베인과 베일, 손흥민으로 구성했다.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브라이튼 토트넘 라인업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실패였다. 전반전 16분 만에 브라이튼에 선제골을 내주며 다시 수비 문제가 드러났다. 알더베이럴트를 선발에 기용했음에도 수비에서의 불안함은 다 가려지지 않았다. 브라이튼은 맥알리스터, 비수마, 파스칼 고로스 3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하며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가져갔다. 전반전 내내 경기를 주도했다. 닐 무페이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토르사르는 맥알리스터와 함께 좌우 가리지 않고 토트넘 진영 모든 곳을 헤집고 다녔다. 주로 높은 지역에서 마지막 키 패스를 넣어주던 은돔벨레는 이번 경기에서 중원의 주도권을 뺏기며 특유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토트넘은 전반전 29분이 되어서야 첫 슈팅을 시도했고, 전반전이 종료될 때까지 추가적인 슈팅을 때리지 못했다.


무리뉴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도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변화를 주었다. 센터백 다빈손 산체스를 대신해 최전방 스트라이커 카를로스 비니시우스를 투입하며 4백으로 전환했다. 전반전과 비교해 공격적인 패스 시도가 늘었다. 하지만 상황은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

토트넘의 전후반 전술 변화

양 측면 풀백의 공격적인 기여가 부족했다. 레길론의 부상으로 출전한 벤 데이비스는 투박했고 공격 작업 시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출전하는 경기마다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며 팀에서 적응에 실패한 도허티와 지난 경기 잡음을 일으켰던 오리에를 쓸 수 없었던 무리뉴 감독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종종 뛰곤 했던 시소코를 이 경기에서 측면 수비수로 기용했다. 시소코 역시 마찬가지였다. 중앙과 측면 모두에서 우위를 가져가지 못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경기 역시 브라이튼이 주도했다.

 

브라이튼은 공격 시 센터백들의 적극적인 전진을 통해 순간적인 수적 우위를 무기로 하는 팀인데, 필연적으로 수비 뒷공간을 노출하게 된다. 토트넘의 장기인 빠른 역습으로 이 뒷공간을 공략할 필요가 있었지만, 중원에서 주도권을 가지지 못해 공을 전방으로 운반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3백을 꺼내 들기보다 4백을 사용하고 미드필드에 최소 3명의 자원을 배치하여 중앙지역 주도권 싸움에서 승리했어야만 했다. 이를 깨닫는 데까지는 45분이 걸렸다.

브라이튼 미드필더의 히트맵    좌측부터 맥알리스터, 비수마, 파스칼 고로스 [자료=Goal.com]

후반전 4백 전환 후 전진 패스의 횟수와 슈팅 시도 모두 많아졌다. 하지만 케인이 없는 토트넘의 공격은 여전히 답답했다. 마지막 패스의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상대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주고받는 원투패스조차 제대로 연결하지 못했다.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던 역할을 하는 케인의 빈자리가 있는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무리뉴 감독은 아맥스 스타디움에서 또다시 패배하고 말았다.


오늘의 충격적인 패배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케인은 발목 부상으로 짧게는 3주, 길게는 7주 정도 결장할 예정이다. 2월 한 달을 통째로 날릴 수도 있다는 말인데, 토트넘의 2월 경기 일정은 아주 타이트하다. 2월 5일 첼시와의 홈경기를 시작으로 7일 웨스트 브롬위치, 11일 FA컵 에버튼, 14일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해야 한다. 이후 2월 말에는 볼프스베르거와의 유로파리그 경기까지 예정되어있다. 총 8경기를 치러야 하는 고된 2월이다. 마주하는 팀을 생각했을 때 최소 웨스트 브롬위치전까지는 명확한 공격 루트를 찾아야만 한다.

2월 1일자 프리미어리그 순위표 [자료=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토트넘은 한 경기 더 치른 웨스트햄과 2점 차로 6위를 기록 중이지만 19경기만을 치른 에버튼과는 동일한 승점을 기록 중이다. 9위 아스톤 빌라와는 단 1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삐끗 하는 순간 어디까지 내려갈지 알 수 없다.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을지는 2월 한 달을 어떻게 넘기는가에 달려있다. 다시 한번 위기에 직면한 무리뉴 감독이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격 전술 재정비에 성공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자료=Goal.com

자료=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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