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싱가포르로
싱가포르 변호사
곧이어 등장한 새로운 선택지였다.
미국 로스쿨은 이미 포화 상태일 뿐더러, 로스쿨 진학을 위한 LSAT 공부도 만만치 않을테니
아직 폭발적인 인기가 없고, 진입 장벽도 조금 더 낮은 싱가포르 로스쿨을 고려해 보라는 것이었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법, 변호사 등등... 이쪽 분야에는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으면서,
그냥 '외국 변호사'라는 한 마디 듣고 마음이 콩닥콩닥해 지면서 인생의 진로를 정하고 있는 나였다.
이또한 노답이었지만, 어찌됐든 노답이라면 멋진 편을 선택하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어쨌든, 아무 맥락 하나 없이 두 지인의 말에 나의 미래 거주지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싱가포르로 옮겨가는 중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조금 더 주춤하기는 했다.
미국 변호사는 '와!!!!!'라면, 싱가포르 변호사는 '옹??'하는 느낌이랄까.
일단, 국내에서 준비를 시작할 수 있는 미국 변호사와 달리, 싱가포르 변호사는 모든 과정을 현지에서 해야 했는데, 난 싱가포르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들어만 봤을 뿐 위치 조차도 몰랐다.
무엇보다도 졸업 이후가 다시 한번 눈에 밟혔는데, 싱가포르 변호사 자격을 가진 채 한국에 돌아왔을 때, 나의 상상 속에서조차 화려한 미래가 그려지지는 않았다. 싱가포르 로스쿨 진학은 유학이 아니라, 곧 이민이었다.
아직까지도 맥락은 없지만, 나름 진지한 고민을 하는 나를 보며 짝꿍은 또 한번 기가 막힌 얘기를 꺼낸다.
우리 일단 싱가포르에 가보자.
사업가들이 해외 진출을 고민할 때 일단 현지부터 가보는거 모르냐며 싱가포르에 짧게 나마 가보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다시 한번 도파민이 풀 충전되었다.
그리고 며칠 후, 우리는 정말 싱가포르행 비행기를 탔다.
다만 우리의 출근이 걸려 있으니, 1박 3일 일정으로. 그것도, 인천에서 돌아오자마자 오후에 바로 출근하는 미친 일정.
무모하지만 참으로 설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