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ive and breathe football in London
영국. 런던.
내가 태어난 곳이자 자란 곳. 그리고 지금 내가 있는 곳.
많은 사람들이 영국 런던 하면 반짝이는 연말 분위기나
템즈강이 보이는 풍경
역사 깊은 명소들로 기억하지만
내가 살아 온 런던은 그냥 내 일상의 일부분이다.
매일 출근길에도 반짝이는 Oxford Street. 크리스마스 맞이 천사 불빛 앞에서 사진 찍는 여행객들 사이사이를 파고들며 출근하면서도 정작 나는 그 앞에서 내 사진은 찍은 기억이 많이 없는 것 같다.. (사실 나도 찍기도 해야 하는데 출근할 때 내 사진 찍어 줄 사람은 없으니까..^^)
나랑 동생은 한국인 부모를 둔 영국 교포 2세다.
프랑스 파리 살던 우리 아빠가 우연히 런던 사는 친구 만나러 왔다가 우리 엄마를 만났다고 한다.
나도 아주 어렸을 때 아빠가 살던 파리에 있다가 엄마는 런던이 좋다고 하여 결국 아빠는 파리 생활을 다 접고 엄마 따라 영국 왔다고 하는데
파리 살던 때는 내가 너무 아기였을 때라 기억은 전혀 없다. 내가 아는 내 어린 시절은 영국뿐이다.
주변에서 영국 살면 가장 좋은 점이 뭔지 물어보시는 고민없이 난 답해드린다.
Football
축구가 내 삶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난 "축빠"가 된지 오래다.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영국은 축구 모르면 대화에 잘 끼지 못할 정도로 영국에선 축구가 그냥 삶에 묻어있다. 친구들은 대대적으로 가족이 응원하는 팀이 확실히 있었는데 난 응원하는 팀이 월드컵에 잉글랜드랑 대한민국 팀 정도?
친구들이 "Who do you support? England or Korea?"라고 월드컵 때마다 나에게 물었던거 같은데
항상 그랬다, "Both"
굳이 고를 이유도 없었고 고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에 산 적도 없고 어쩌다 한 번씩 여름 방학에 한국말 배우라고 엄마가 서울로 보내 한 달 정도 한국 "체험"을 한게 전부였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내 부모님 나라고, 나도 한국인이다.
영국에서 태어났어도 미국과 달리 여기는 태어나면 아빠 국적을 따라가기 때문에 나도 아직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영국은 내가 사는 나라. 태어난 나라. My Home.
잉글랜드도 응원하는 건 당연했다.
아무튼 월드컵 정도만 즐기던 어린 유미에게 1999년이 왔다.
우연히 친구들이 챔피언스리그 챔피언스리그 얘기하길래 처음엔 "그게 뭔데"라고만 생각하다가
다음날 학교에서 대화에 못끼면 안 되니까 BBC 틀어 10살 인생 처음으로 UEFA CHAMPIONS LEAGUE라는 것을 봐버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ENG) vs 바이에른 뮌헨 (GER)
당연히 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팀을 응원했다. 영국 팀이니까.
그리고 내가 빨간색을 좋아하니까..^^
90분이 지난 추가 시간
"90+1 Sheringham
"90+3 ..... AND SOLSKJAER HAS WON IT!!!
이 순간부터 Rest is history
맨유와 Fall in love 해버렸다.
맨유 때문에 프리미어리그를 사랑하게 되었고 챔피언스리그를 사랑하게 되었고,
맨체스터를 사랑하게 되었고
런던 살면서 속은 true Mancunian이 되었다.
Manchester United is everything to me
사실 맨유 팬 하면서 정말 많은 추억을 쌓았고
지금까지도 그때 만난 친구들은 여전히 친하다. 한국 방문할 때 꼭 만나는 언니들이다.
지금 30대 중반이 되어서 나의 20대를 생각하면
맨유 밖에 생각 안 난다. 내 청춘은 어디 갔지...?^^^^
이렇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으로만 다니던 시절
나에게도 행운처럼 영국 축구 통신원이라는 기회가 왔다.
2013년 여름.. 나도 이제 그냥 Fan이 아닌 취미가 직업이 됐다.
스포츠동아의 영국 축구 통신원 기자로 활동한 지 벌써 9시즌째다.
앞으로 브런치 통해 영국 축구 현장 취재의 추억과 생생한 소식을 자주 전할 수 있게 될 거 같다.
그렇다.
나는 영국에서 축구 보고 쓰고 즐기는 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