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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을이 함께 아이 키우는
따뜻한 공동체 '누리꿈터'

  지속가능한 농촌은 마을의 공동체가 얼마나 견고한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온 마을이 함께 힘을 모아 지역 아이들을 키우는 돌봄 공동체가 있다

  바로 충북 제천 덕산마을의 누리꿈터 덕산지역아동센터가  그곳이다()간디공동체 산하 누리꿈터 덕산지역아동센터’ 권호정 센터장을 만나 마을공동체가 함께 키우는 덕산마을 누리꿈터 이야기를 들어본다.     


  "누리꿈터에서 만나는 우리 아이들이 농부인 부모님에 대해 존경심을 가지고, 농촌마을과 마을공동체에 대한 자긍심을 갖기를 희망합니다."

                                  (제천 덕산마을 지역아동센터 누리꿈터 센터장 권호정) 


피스북스 평화여행 매네저와 인터뷰중인 누리꿈터 권호정 센터장

아이들의 공간 누리꿈터     

  덕산마을 지역아동센터인 누리꿈터는 2007년에 마을의 공부방으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3년간 마을 공부방으로 운영해오다 2009년 지역아동센터가 되었습니다현재 덕산초등학교의 3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아이들이 방과후 시간을 꿈터에서 보냅니다초등학교 1, 2학년은 덕산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돌봄교실에 참여하고 있기에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학생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현재 꿈터에 다니는 아이들은 25명이고그중 간디학교 교직원과 귀농귀촌 가정 아이들이 8~9명 정도입니다덕산마을은 도시보다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낙인효과가 적기도 하고전체적으로 문화 혜택이 부족한 지역이라 꿈터에서 티 없이 어울려 잘 자라고 있습니다       

        

덕산마을의 아이들이 방과후 시간을 보내는 누리꿈터의 실내사진

덕산에서 같이 놀아요     

  우리 마을에 오셔서 우리 아이들과 연 날리기축구도 함께 하며 아이들과 놀아 주세요마을 아이들 중엔 부모님 연령대가 높아 부모님들과 놀아 본 추억이 별로 없는 친구들도 있습니다새로운 사람들이 와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한다면 아이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마을 아이들 대부분의 집은 면에서 멀리 떨어진 골짜기에 있어서동네에서는 또래친구들을 만나기 어렵습니다그래서 방과 후에 꿈터에 오지 않으면 아이들은 집에서 혼자 휴대폰이나 컴퓨터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 일쑤입니다

  또한 부모님이 농사를 짓는 아이들은 신나게 놀아야 할 여름방학이 농번기와 겹치기 때문에 부모와 여행이나 외식영화 등 문화체험의 기회를 누리기가 어렵습니다그래서 방학이면 꿈터에서는 아이들과 박물관을 가거나공연을 보러 갑니다언젠가 빈소년 합창단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는데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아이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경험의 기회를 줄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대안적 삶을 꿈꿉니다.     

  저는 대안적 삶을 꿈꾸던 중 아이를 제천간디학교에 보내게 되었습니다간디학교의 계절학교까지해서 덕산마을을 10여년 오가는 동안덕산 마을의 자연과 정취에 매력을 느끼고 마을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누리꿈터 덕산지역아동센터에서 간디공동체에 대한 이해와 아동복지시설에 맞는 경력과 조건을 가진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그렇게 제가 누리꿈터 덕산지역아동센터의 센터장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꿈터는 모두의 관심으로 운영됩니다.     

  꿈터는 아침 10시에 문을 열고학교를 마치는 2시경부터 저녁 7시까지 아이들로 북적입니다아이들이 학교 마치고 꿈터에 오면 가장 먼저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손씻기와 체온체크를 하고 학교 숙제를 합니다덕산초등학교가 혁신학교라서 숙제가 많지는 않습니다그 이후엔 그림책 함께 낭독하기그림책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기영어 프로그램창작미술 등 기본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프로그램을 하고 나면 아이들끼리 공기대회나 장기대회를 열기도 하고보드게임도 하고블록 놀이도 하고밖에서 축구나 티볼도 합니다그렇게 열심히 놀고 난 뒤엔 따뜻한 집밥 같은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꿈터에서는 아이들에게 우리밀빵제철과일 등 건강한 음식을 먹이려고 노력합니다먹거리 하나도 동네에서 농사짓는 분들로부터 좋은 재료를 구입하려 하고 있습니다밥을 잘 먹는 것잘 노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꿈터는 말 그대로 아이들의 쉼터입니다현재 이곳엔 저를 포함한 두 명의 선생님이 있는데쾌활하고 멋진 생활복지사 선생님이 프로그램 관련 업무를저는 지역사회와 부모님 연계회계 등 운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아이들의 저녁 식사를 만들어주시는 조리원 선생님도 간디학교 학부모님이셔서 마을공동체에 대한 기본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꿈터는 ()간디공동체 산하 지역아동센터지만 아동복지시설이기에 정부 지원도 받습니다대부분 정부 보조금과 지역사회 후원금법인 보조금으로 운영되고간디 공동체로부터 현재의 공간을 무상으로 임대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종종 꿈터에 꼭 필요하지만 정부 보조금으로 구입할 수 없는 물건들이 있는데이런 경우 법인 전입금을 사용하거나 마을에서 마음을 모아 후원해 주시기도 합니다식기건조기식기세척기기름보일러 등이 그렇게 마을 분들의 마음이 모여 마련되었습니다.      

       

누리꿈터의 외관 사진(왼쪽)과, 꿈터 아이들의 활동모습(오른쪽(

마을을 하나로 모아주는 따뜻한 돌봄공동체     

   덕산마을은 간디학교 학부모님이나 귀농 귀촌인 그룹을 중심으로 마을 공동체(주민모임 마실)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간디공동체에서는 원래부터 마을에 살던 지역주민과 함께하고자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지역주민들의 참여는 쉽지 않습니다하지만 꿈터 아이들의 행사가 열리면 아이들 부모님인 지역주민들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마을과 관련된 다양한 분들이 행사에 참석해 응원해주시기 때문에 마을 의 화합에 이바지한 성과는 덕산마을 공동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 분들이 꿈터 아이들을 위해 힘을 모아주시고저희도 마을과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 만들어가려 합니다아이들과 정원을 만드는 일에는 정원사 자격이 있는 간디학교 학부모님과 가드닝동아리 분들이 도움을 주시고마을의 할머님들이 오셔서 청소를 해주시기도 합니다간디학교의 음악 선생님이 아이들의 합창 수업을 맡아주셔서 연말에 합창공연을 진행하기도 하고코로나로 비대면 활동을 하던 때엔 마을의 책방인 심심한 책방에서 좋은 그림책을 추천받아 꿈터의 아이들과 나누었습니다

  건설일을 하며 틈틈이 모은 고철을 팔아 해마다 꿈터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는 삼촌도 있고손수 지은 마늘을 일일이 까서 정성껏 보내준 이모도 있습니다아이들이 마을에서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을 공동체의 따뜻함입니다.

 저는 꿈터의 성과를 자료로 만들어 제천에 있는 타 지역아동센터와 나누고 서로의 결과물을 통해 배우려 합니다지역아동센터가 농촌의 아이들을 행복하게 키우는 공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꿈터에서 진행한 '어린이 정원사' 프로그램 활동사진

결과보다는 과정의 소중함을 배웁니다.     

  저는 꿈터에서 아이들로부터 많이 배우고지금도 성장하고 있습니다몇 해 전 합창수업 때 일이 생각납니다사실 합창 수업시간에 몇몇 어린이들이 지휘자 선생님께 집중하지 않고 친구와 떠들며 산만한 모습을 보여서수업 진도를 못 나가면 어쩌지 걱정하며 조바심을 내고 있었습니다그런데 다시 보니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던 아이가 합창 시간에 자연스레 친구들과 떠들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합창의 원래 목표와 과정은 잠시 잊어버린 제 자신을 성찰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합창의 과정을 통해 함께 커가는 아이들의 과정이 감동스러웠습니다               

누리꿈터어린이합창단의 공연 모습

만남과 나눔으로 마을공동체의 시너지를 만드는 꿈을 꾼다     

  마을 장터인 호호장에서는 마을 동아리 공연이 이뤄지기도 하는데마을 우크렐라 모임의 공연이 인기가 좋았습니다비록 연주 실력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서로에게 배우고 함께 연주하는 것입니다우쿨렐라 모임처럼 처음 보는 사람들이 동아리 활동으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소통하는 모습이 마을공동체의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덕산마을이 완벽한 마을은 아닐지라도 다양한 이슈에 대해 마을 구성원들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고해결점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생각합니다이 점이 덕산마을이 가진 중요한 장점 중의 하나입니다

   저는 꿈터 아이들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모여 마을 공동체의 시너지를 만드는 꿈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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