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인도에 산다면 옷이 필요할까?
윤리란 무엇인가?
윤리란 무엇일까요?
쌤은 10년 넘게 윤리를 가르치고 있지만, 솔직히 '윤리'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많은 학자들이 윤리에 대해 정의를 내렸지만, 정작 쌤의 마음에 와닿는 말은 없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만 같은 그 느낌적인 느낌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윤리는 옷이다?!
쌤은 윤리를 옷에 비유하고 싶어요.
여러분들은 혹시 옷을 입고 다니는 동물을 본 적이 있나요?
옷과 마찬가지로 윤리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은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잡니다.
본능에 따라 살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러분들은 아무리 배가 고파도 옆에 있는 친구에게 빵 한 조각을 떼어줍니다.
수업 시간에 졸지 않으려고 무거운 눈꺼풀을 부릅뜨기도 하지요.
다른 동물들과 달리 본능을 극복하려고 발버둥 치는 인간의 노력 그 어딘가에 윤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요?
여러분들이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열대 무인도에 떨어졌다고 상상해보세요.
여러분들의 가방엔 검은색 정장과 레알마드리드 축구복이 들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정장과 축구복 중 어떤 옷을 입고 무인도에서 생활할 것인가요?
쌤이라면...
아무것도 입지 않겠습니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데 굳이 불편하게 옷을 입을 필요가 있을까요?
나 홀로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옷이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윤리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장소가 무인도가 아니라 장례식장이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장례식장에 축구복을 입고 나타난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심지어 나체로 나타난다면?
경건해야 하는 장례식장이 나 때문에 난장판이 돼버릴 거예요.
장례식장에서 반드시 검은색 옷을 입어야 한다고 법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예의 없는 놈'이라고 손가락질 받지 않기 위해 검은색 옷을 선택합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압박감에 의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평소 잘 입지도 않는 검은색 옷을 옷장 깊숙한 곳에서 꺼냅니다.
왠지 따르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규칙, 그것이 바로 규범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때와 장소에 적합한 옷을 입기 위해 일정한 규범에 따르고 있습니다.
옷과 마찬가지로 윤리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규범을 담고 있습니다.
쌤의 설명이 여러분들에게 와닿았나요?
윤리란 무엇일까요?
여러분들만의 방법으로 윤리를 정의 내려보세요.
교과서에 나오는 어려운 단어를 '나의 말'로 바꾸는 것이 공부의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