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딸이 되어보니

'늦은 답변'

by 풀잎


"우리 엄마"


엄마 안녕 나 오칠이.

얼마전 아기때 사진을 찾다가 추억 속 묻혀있던 엄마의 육아일기를 발견했어.


육아 일기의 첫장에 써져있는 글귀를 보며 눈물이 핑 돌았지만 엄마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괜히


"으 오글거려~"


라는 성의 없는 말로 내 마음을 가렸었지


평소 여장부같은 엄마의 성격에 당연히 난

나의 존재에 미동 조차 없었을거라 생각했어.


항상 내가


"엄마는 나 생겼을 때 어땠어?"라고 물을때


"좋았지~근데 지금은 방청소를 너무 안 해"


라고 이야기 했잖아.


내가 오해할만 하지 않았어?


그런데 이렇게 잡지 속 글귀를 노트에 필사하고

임신이라는 두 글자에 가득 담긴 벅참을 타자기에 쏟아내 노트에 옮긴 엄마의 마음이, 글자의 울먹임이

너무나도 잘 느껴지는 글을 남겼을 줄이야


그 시절,

이천1년도의 엄마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정말 많이 감사해.


그래서 이제 엄마의 일기에 대한 답장을 써보려해

두서없고, 가끔은 투정일 수 있지만 그래도 난

엄마를 사랑하니까. 난 엄마의 딸이니까

2025년 나의 마음을 담아 엄마에게 전달할게


일기를 보니 5월 8일 나를 발견하고 5개월의 공백기를 거친 후에 다시 일기가 시작되더라고.

나도 엄마가 일기를 쓰던 시절을 이해하기 위해 얼추 그 시절에 답장을 써보려고


너무길다며 읽기어렵다며 역정을 내도 어쩔 수 없어


엄마가 나의 첫 울음소리를 들었을때 엄마의 일기가 마무리되면

나의 답장도 마무리 되겠지

그때까진 꼭 읽어보길 바라


20년을 훌쩍 넘겨 적은 나의 답장에 많이 서운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제 엄마의 딸, 서오칠의 답장 시작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