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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재룡 Jan 22. 2024

창작과 배설

개인은 왜 창작을 해야하는가 - 싸는 인간, '호모 카칸스'

예술가로서 가장 경계되는 것이 무엇인가요?


일단 가장 경계되는 것은 - 경계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인공지능의 창작입니다. 본질적으로 사람의 창작과 인공지능의 창작에는 차이가 없기에 예술만으로는 먹고 살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점차 확신이 되어갑니다. 그럼에도 마땅히 먹으면 싸야하는 게 사람이기에 제가 접한 세상의 한 면을 어떻게든 꾸겨서 배설하려 합니다, 제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서요. 저는 요즘 사람들이 대부분 탈이 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생활이 편해져서 먹는 건 이따만시 늘어났는데 쥐똥(Sns, 숏폼 등)만큼씩만 싸대니 뱃속에 무엇이 가득 차겠어요. 그러니까 말 대신 가스만 뿡뿡 뀌는 거죠. 변비 환자들을 치료할 때 건강한 사람의 변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건강하게 작용하는 미생물들을 환자의 장 속에 넣어주는 것이죠. 저는 이런 마음으로 창작을 합니다. 보아라, 이게 소화작용이다. 


(+)

앞으로도 인간의 창작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한 가지 이유에서다. 자신과 똑같은 구조로 이루어진 다른 인간이 어떻게 배설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 로봇이 마술을 한다면 그것은 신기한 일이 아니다. 환상과 신비는 제약에서 나온다. 로봇은 목적을 위해 설계되었기에 그것이 무엇을 해내든 진정 감탄할 일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같은 제약을 지닌 인간이 자신의 삶 동안 배설해 낸 것을 지켜보는 것은 유의미하다. 적어도 자신의 내장을 보고 한 마디 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너도 저런 똥이 될 거란다.' 


<HAGU: 요새 젊은 애들은 약해빠져서> 전시에 사용한 글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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