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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oetopia

공전하는 연못

by 선휘 BooKson

공전하는 연못




바다와 하늘이 섞여 피를 토하면


우리가 가꾼 연못은 멀리 사라지고


붉던 하늘은 어둡게 내려앉아


굶주린 얼굴들이 땅 위로 올라온다


네온사인을 눈에 심은 박쥐가

땅 위를 비추면 꽃으로 충만했던

땅은 아스팔트 되고

스마트폰을 목에 박은 그녀는

너를 스마트한 세계로 빨아들인 채

나의 아바타에 날개를 달아주는 마네킹,

숨 가쁜 비트를 도시에 뿌리면

리듬에 감염된 자들이 춤을 춘다


태양열을 흡수한 푸른 손가락들,


열심히 춤을 추지만


좀비들의 비트와 어울리지 못하고


적막을 음악으로 듣는 사람아,


돌림노래처럼 공전하며 빛의 자전을 몰고 오는


불나무를 보려무나






꽃.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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