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본인이 대학강의를 하면서 다룬 처방을 일반인이 알기 쉽도록 대화체로 구성한 것입니다. 처방에 대한 이해를 심층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십육미유기음의 치료 범위: 유방멍울, 유방통, 유방결핵
교수: 자, 여러분 오늘은 십육미유기음이라는 처방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혹시 이 처방 어디에 쓰이는지 들어본 사람 있나요?
학생 1: 유방에 멍울 생겼을 때 쓰는 약이요?
교수: 맞아요. 흔히 유방 멍울, 즉 유옹이나 젖몸살, 심지어 유방결핵처럼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질 때 이 약을 써요. 그런데 중요한 건, 여기서 말하는 '유암'이 우리가 생각하는 암, 즉 악성종양이 아니라는 거예요.
학생 2: 그럼 어떤 상태를 말하는 건가요?
교수: 좋은 질문이에요. 이 '유암'은 긴장과 체력 저하가 겹치면서 기운이 막히고 조직이 굳어지는 상태를 말해요. 꼭 유방에만 생기는 게 아니라, 손발이 저리거나, 목에 뭔가 걸린 느낌, 심지어 갑상선기능 항진 같은 증상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요.
학생 3: 갑상선기능 항진이요? 그런 것도 한약으로 조절이 돼요?
교수: 네, 특히 십육미유기음은 그런 기울(氣鬱)로 인한 질환에 많이 써요. 예를 들어 체력이 약한 사람이 스트레스를 계속 받으면 몸은 억지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갑상선호르몬을 과하게 분비해요. 그러면 기능 항진이 되는 거죠. 이 처방은 그 기운의 막힘, 기울을 풀어줘서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줘요.
학생 1: 그럼 이 처방은 기가 막힌 사람들한테 두루 쓰일 수 있는 건가요?
교수: 정확해요. 여러분, 십육미유기음은 유방에 멍울이 생겼을 때만 쓰는 게 아닙니다. 체력이 약하고, 긴장이 많고, 그 결과로 기혈이 막혀서 생기는 여러 가지 증상에 두루 응용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수족저림, 매핵기, 소변에 거품 생기는 증상 등도 이 처방의 적용 범위 안에 있어요.
학생 2: 그런데 왜 이름이 십육미유기음이에요?
교수: 이름 그대로예요. 열여섯 가지 약재가 들어가고, 기(氣)의 소통을 도와주는 처방이란 뜻이에요. 자, 주요 약재들을 보죠.
소엽은 기운을 잘 돌게 하고
인삼, 황기는 기운을 보충해주고
당귀, 천궁, 작약은 피를 보강해요
길경, 지각은 가슴의 막힌 기운을 뚫어주고
빈랑, 후박, 목향, 백작약은 장의 운동성을 도와서 소화기 문제도 풀어줘요
학생 3: 약재 구성이 꽤 다채롭네요. 가슴, 장, 기운 다 다루네요?
교수: 맞아요. 이건 단순히 한 부위의 멍울을 없애는 약이 아니라, 긴장과 허약이 만들어낸 전체적인 울체 상태를 풀어주는 처방이에요. 그래서 여러분은 이 약을 볼 때 '유방에 멍울 생겼으니까 십육미유기음'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서, 전신적인 기울과 기능 저하가 결합된 상황으로 이해해야 해요.
학생 1: 그러면 실제 임상에서는 어디에 응용하세요?
교수: 유방 멍울, 갑상선 결절, 매핵기, 생리통, 소화불량, 수족저림 등등. 그 증상 자체보다는 그 사람이 허약하면서 기가 막혀 있느냐가 더 중요하죠.
학생 2: 결국 핵심은 체질과 상태군요?
교수: 맞습니다. 좋은 요약이에요. 한방은 늘 증상보다는 사람을 본다는 걸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