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의 약초_의릉[懿陵] 편

경종과 관계된 약초

by 아그배나무

왕릉의 약초는 왕릉의 주체인 왕이나 왕비와 직접 관련된 약초를 소개하는 글이다. 또 다른 글은 왕릉 단지 안에 현재 자라고 있는 약초에 관한 글이다. 왕이나 왕비에 관련된 약초는 역사문헌에 기록된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야사에 등장하는 것도 다루었다. 약초는 그들이 직접 복용했거나 일상 생활에서 그들과 관계된 것을 소재로 하였다.



경종과 관계된 약초 모음



개요


조선왕릉은 조선시대의 왕 또는 왕비의 무덤이다. 그 역사성과 우수성의 가치를 인정받아 2009년 6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제는 한국의 유산에서 세계유산으로 격상한 우리의 문화유산이 된 것이다. 조선왕릉은 18개 군데에 있으며 총 40기가 있다. 현재 서울 시내에 소재한 왕릉은 5군데이다. 강남구에 선릉과 정릉, 서초구에 헌릉과 인릉, 성북구에 의릉, 정릉 그리고 노원구에 태릉과 강릉이 있다.


*사진 출처: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의릉[ 懿陵 ]

의릉은 조선 제20대 임금 경종과 그의 계비 선의왕후(宣懿王后, 1705~1730)의 능이다. 계비는 임금이 다시 장가가서 얻은 왕비를 말한다.


의릉은 성북구에 있는 천장산에 위치한다. 과거 정보기관이 있어 출입이 통제되었으나 그 기관이 옮겨가면서 시민의 안식처로 돌아왔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 경희대를 지나 한국외국어대 앞을 통과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의릉으로 향하는 좌회전 길이 나온다. 대중교통수단을 보자. 지하철로는 1호선 신이문역 1번 출구로 나오거나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7번 출구로 나와 15분 정도 걸어가도 된다. 버스로는 경동시장 버스정류장에서 초록색 지선버스 1215·1217·1222번이나 파란색 간선버스 147·261번을 타고 의릉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의외로 서울 가까운 곳에 있어 놀라고 잘 조성된 공원 같아 놀라게 된다. 널따란 공간 한가운데 의릉이 자리하고 있다. 산책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인근 주민들이 휴식공간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의릉에 관계된 역사적 사실

경종(1701년)이 어렸을 때 그의 모친인 장희빈은 숙종으로부터 사약을 받게 된다. 숙적인 인현왕후 민 씨를 저주한 죄목이다. 그동안 드라마 등에서 많이 다뤄진 장면은 장희빈이 숙종이 내린 사약을 받을 때 격렬하게 저항하는 것이다. 무려 세 번이나 거부하면서 엄청난 발악을 한다.


장희빈은 사약을 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아들인 세자(경종)를 불러 달라고 한다. 그가 오자 생식기를 힘껏 잡아당겨 성불구자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씨 왕조의 대를 끊음으로써 사약을 내리는 숙종에게 복수를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종은 왕이 되었으나 자식도 갖지 못했으며, 병에 시달리다 일찍 숨졌다고 한다.


정말 장희빈은 희대의 악녀였을까? 인현왕후를 저주했으며 사약을 내린 것에 대한 복수로 그녀의 아들인 경종을 해치려 했을까?


그런데 조선왕조실록의 숙종실록에는 전혀 다른 내용이 나온다.

즉 숙종은 장희빈에게 자결하라고 명을 내렸을 때(1701년), 세자의 장래를 위해서 장희빈은 스스로 자결했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숙종실록에는 장희빈은 사약을 거절했다는 기록이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장희빈은 경종을 성불구자로 만들었다는 내용도 발견할 수 없다. 오히려 장희빈은 숙종이 사약을 내리자 거부하지 않고 그 명을 따랐다고 한다.



의릉 입구의 안내판


의릉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다. 의릉이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한눈에 들어온다.

유적지에 도착하면 무엇보다 안내판을 읽어야 한다. 유적에 관련된 필수적인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

유적지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의릉 매표소 바로 옆에 설치되어 있다. 요즘은 지자체마다 관광단지 조성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의릉의 두 봉분

(앞은 경종 뒤는 그의 왕비 선의왕후 봉분

선의왕후 봉분은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는다.)


천장산 줄기에 자리 잡고 있는 의릉은 왕과 왕비의 봉분이 앞뒤로 배치되어 있다. 이것을 동원상하봉(同原上下封)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능이 2개가 있는 쌍릉은 좌우로 나란히 조성하는데, 이 능은 앞뒤로 조성한 것이다. 조선시대 왕릉에서 흔치 않은 구조이다. 효종과 인선왕후 장 씨가 묻힌 여주의 영릉(寧陵)도 이와 같은 구조이다.

이 경우 왕이 앞에 있는 상봉(上封), 왕비가 뒤에 있는 하봉(下封)이라고 한다. 이러한 배치 양식은 두 가지 목적을 담고 있다. 첫째로 유교적인 이유인데, 왕과 왕비 사이에도 부부유별이라는 질서가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풍수사상을 담고 있다. 두 봉분이 있는 자리가 생기가 흐르는 정혈(正穴)에 위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경종의 봉분


조선 20대 임금 경종의 묘가 보인다. 봉분을 둘러싼 돌이 잘 나타나 있는데 경계석이라 한다.



경종의 봉분에 있는 문인석과 무인석


왼쪽에 서있는 문인석이 있으며 오른쪽에는 갑옷을 입은 무인석이 있다. 이들은 죽은 임금을 지키는 보위하는 역할을 한다. 문인석과 무인석 옆에 서있는 말 같은 석물은 석마라 한다.





홍살문과 정자각


적자색의 두 기둥이 우뚝 서있다. 홍살문이다. 그 안 쪽에 정자각이 보인다. 정자각은 왕릉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봉분 앞에 ‘丁’ 자 모양으로 지은 집이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지붕은 기와로 된 경사면만 보이지만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한자의 ‘丁’ 자 형태로 보인다. 이름을 정자각이라고 붙인 연유이다. 홍살문에서 정자각으로 이어지는 흰색의 돌이 놓여 있다. 왼쪽의 넓은 길이 혼령의 길인 향로(香路)이다. 우리가 걸어가서는 안 되는 길이다. 돌아가신 왕의 혼령이 지나는 길이기 때문이다. 바로 우측에 임금의 길인 어로(御路)가 있다. 제사를 드리러 온 임금이 걸어가는 길이다.




1. 경종과 관계된 약초


(1) 산수유: 장희빈이 사약을 받기 직전에 당시 어렸던 경종의 하초(생식기)를 움켜쥐어 기절하게 만들었다. 이후부터 경종은 병약한 몸이 되어 일찍 죽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산수유는 하초를 튼튼하게 하는 약초로 의릉 경내에 자라고 있다. 소변이 너무 자주 나오는 빈뇨 또는 잔뇨에 좋다.


(2) 우슬: 하초를 튼튼하게 하는 약초로 의릉 경내에 자라고 있다. 경종이 복용한 약초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하초를 강화시키는 약초라는 면에서 다루었다. 무릎이 아플 때 많이 사용하는 약초이다.


(3) 자귀나무: 잎이 저녁 무렵이면 오므려져 서로 만나기 때문에 부부의 금슬을 상징하는 나무이다. 경종과 직접 관계되는 약초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의릉이 부부 쌍릉이라는 면에서 부부 금슬에 관계된 이 식물을 다루었다.

이름이 지어진 연유는 나뭇잎이 서로 만나 기쁘다는 의미로 합환피로 지어진 것이다. 줄기 껍질을 합환피라고 하는데 불면증에 좋다.


의릉은 경종과 그의 부인의 묘가 함께 있는 쌍릉이기에 부부의 금슬을 상징하는 이 합환피가 상징하는 바가 크다. 이 나무도 의릉을 바라보는 자리에 우뚝 서서 자라고 있다.


(4) 신나무: 나뭇잎에 탄닌(tannin)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다.

경종이 죽기 전에 설사를 심하게 하면서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이 신나무도 경종이 직접 복용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세상을 뜨기 직전에 시달린 설사증세가 있었다. 신나무의 잎에 설사에 효능이 있는 성분이 있으며 의릉을 바라보는 곳에 자리잡고 에서 잘 자라고 있어서 다루었다.


(5) 곽향: 의릉의 주인공인 경종이 죽기 직전에 복용했던 한약인 곽향정기산의 군약이다. 설사, 소화불량, 감기에 좋다.




(1) 산수유

산수유


산수유 줄기이다. 마치 피부가 벗겨지듯 지저분하게 보이지만 아름다운 노란 꽃과 빨간 열매를 맺는다. 이 열매는 사람에게 허리, 무릎을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산수유꽃


봄에 피는 노란 꽃이다. 생강나무와 거의 비슷해서 혼동하기가 쉽다.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바로 이 줄기를 보면 된다. 산수유 나무의 줄기는 껍질이 지저분해 보이지만 생강나무의 줄기는 산수유 줄기보다 매끈하다.



산수유 열매


경종이 어린 나이였을 때 그의 생모 장희빈이 독살을 당하게 되었다. 그녀는 마지막 청으로 아들인 경종을 불러달라 하였다. 독배를 마시고 경종의 생식기를 힘껏 쥐었다. 이를 하초를 쥐었다고 한다. 생식기는 하초에 속하기 때문이다. 경종은 혼절하였다가 살아났지만 20대 왕이 된 뒤로 시름시름 앓다가 4년 만에 숨지게 된다.


이 산수유 열매는 하초를 튼튼하게 하는 명약이다.

산수유의 효능을 잘 설명해놓은 것으로 약성가가 있다. 노래처럼 외우기 쉽도록 짤막하게 만든 구절이다.


山茱性溫治腎虛 精髓腰膝耳鳴如(산수성온치신허 정수요슬이명여)


산수유는 그 성질이 따뜻하고 신허를 다스리며 정액이 세지 않게 고정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이명을 고친다”는 뜻이다. 즉 신장 방광을 따뜻하게 덥혀서 정기를 보강하는 약이라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보면 산수유에 함유된 코르누사이드(cornuside)라는 성분이 NO/cGMP 신호전달계를 경유해서 혈관 이완 작용을 갖는다. 이러한 기전이 발기력 개선과 밀접하다.


빨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


바로 이 열매를 건조하여 약재로 사용한다. 빨간빛 속에 담긴 신 맛이 특징이다. 씹어보면 새콤한

맛이 물씬 풍긴다.



산수유 잎 뒷면


산수유는 잎 뒷면의 주맥(가운데 줄기)에 가느다란 털이 모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점은 산수유가 속해 있는 층층나무과의 특징으로 산딸나무의 잎 뒷면에 이와 같은 털이 조밀하게 있다.




(2) 쇠무릎 (한약명: 우슬)


쇠무릎 (한약명: 우슬)


우슬을 한자로 쓰면 牛膝이다. 한글로 풀어쓰면 쇠무릎이다. 잎이 붙어 있는 줄기의 마디가 마치 소의 무릎처럼 뭉툭 튀어나와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슬을 발견하면 한번 자세히 살펴보자.

무릎이 아플 때 많이 사용된다. 우슬이 들어간 처방으로 우차신기환, 고암심신환, 증익귀룡환 등이 있다.



쇠무릎의 꽃봉오리




(3) 자귀나무 (한약명: 합환피)

자귀나무(한약명: 합환피)


정자각을 바라봤을 때 우측에 있는 큰 자귀나무가 있다.


자귀나무잎과 열매


자귀나무 줄기껍질을 합환피(合歡皮)라고 한다. 이름이 생긴 이유는 낮에는 잎이 펴졌다가 밤에는 가까이 오므려진다. 식물이 어떤 행동을 정해진 시간에 반복하는 것을 '생물시계'라 한다. 예를 들어 얼레지나 수련은 해가 나면 꽃을 피우고 저녁에는 오므린다. 노랑원추리나 달맞이꽃은 밤에 꽃을 피운다.


합환피(合歡皮)는 즐거운 마음으로 만난다는 의미로 부부의 금술을 상징한다. 한번 유심히 살펴보자. 환할 때 잎을 보았다가 해 질 무렵에 어떻게 변했는지. 관찰은 흥미를 유발한다. 세심한 관찰은 사물의 본질에 다가서는 지름길이다.


자귀나무 꽃과 열매


의릉 입구를 바라봤을 때 우측에 자귀나무들이 있다. 사진을 찍을 때 마침 꽃이 피어 있었으며 콩깍지 같은 열매가 달여 있었다.


자귀나무 열매


자귀나무 열매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콩깍지 같다. 자귀나무(Albizzia julibrissin Durazz.)가 콩과(Leguminosae)에 속하는 이유이다.

잎과 잎 사이에 피지 않은 꽃봉오리(신이)가 있다. 털이 많아서 약재를 달일 때 꼭 포에 싸는 것이 좋다. 작은 털들이 탕액에 섞여 들어가기 때문이다.




(4) 신나무

신나무 사이로 정자각이 보인다




신나무


갈색의 신나무 열매가 달려 있다.

경종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설사로 시달림. 이때 어의는 이 증세를 잡기 위해 곽향정기산을 처방한다.

신나무 잎에는 설사를 멈추게 하는 성분인 탄닌(tannin)이 있다)



신나무 열매


신나무 잎에는 탄닌(tannin) 성분이 있어서 설사를 멈추게 하는 지사제로 사용된다. 탄닌은 떫은맛이 나는데, 이 맛은 수분을 빨아들이는 수렴성이 있다. 설사는 수분이 많이 함유된 변이기에 이 수분을 탄닌 성분이 제거함으로써 설사 증세가 개선되는 것이다.



의릉을 왼쪽에 끼고 천장산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5) 배초향(한약명: 곽향)

배초향은 방아, 방애 등으로 불리는데, 향이 강해서 곽향이라고도 불린다. 향이 좋아서 허브로 사용되기도 한다. 소화불량, 설사, 감기에도 좋아서 곽향정기산이라는 유명한 처방에서 중심 역할을 한다.


곽향정기산은 경종의 죽음과 관계되어 있다.

사료 <경종실록> 15권, 경종 4년(1724년) 8월 21일에 보면, 약방에서 두시탕 및 곽향정기산을 진어(복용) 할 것을 청하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경종이 세상을 떠나기 전인 1724년 8월 2일부터 건강이 상당히 안 좋아졌다. 이때 저녁식사를 게장과 생감을 먹었는데 복통과 설사 증세가 심해졌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이 두 식품은 서로 맞지 않는 것이라서 금하는 것이다.

이 설사 증세를 잡기 위해 처방한 것이 바로 곽향정기산과 두시탕이다. 곽향정기산은 설사, 소화불량, 여름 감기에 많이 사용된다. 곽향정기산 처방의 중심 약초가 바로 곽향인 것이다. 곽향은 배초향의 뿌리를 제외한 전부를 건조한 것을 약으로 사용한다.


배초향


배초향은 야트막한 산이나 들 또는 밭 근처에서 잘 발견된다. 동네의 담장이나 골목길에서도 자주 눈에 띈다.

향이 좋아서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추어탕에 초피와 함께 넣어 요리하기도 한다.




배초향의 꽃


배초향은 향이 강하다. 잎을 뜯어보면 진한 향이 물씬 풍긴다. 길가다가 배초향이 눈에 뜨이면 한번 냄새 맡아보자. 코를 가까이 대면 바로 향이 느껴진다. 배초향과 비슷한 약초로 향유가 있다.

언뜻 보기에 아주 잎과 꽃이 비슷하지만 꽃 모양을 보면 쉽게 구분이 된다. 향유는 작은 꽃들이 촘촘히

몰려 있는데, 한쪽 면만 가득히 있으며 나머지 면은 마치 칼로 세로로 베어낸 듯이 밋밋하다.







2. 장희빈과 관계된 약초

-초오: 경종의 친모인 장희빈이 죽을 때 받은 사약의 주재료로써 독초이다.


세잎돌쩌귀(한약명: 초오)


초오는 미나리아재비과(Ranunclaceae)에 속한 다년생 본초이다. 가을에 잎이 말랐을 때 뿌리를 채취하여 건조한 다음 사용한다. 한의학적으로 뜨거운 성질이며 독성이 많다. 아코니틴(aconitine)이 대표적인 독성물질이다. 복용하게 되면 신경계에 작용하여 마비를 일으킨다. 감각 및 운동의 신경 축삭돌기에 있는 나트륨 이온(Na+) 통로에 영향을 미쳐 입 주위의 감각 이상이나 전신 마비 등의 증상을 유 발한다.

약으로 사용할 때는 독성을 줄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끓임으로써 aconitine 알칼로이드의 독성이 감소되어 벤질아코니틴(benzylaconitine) 유도체로 바뀌게 된다. 이러한 가공처리 과정을 수치(修治) 혹은 법제(法製)라고 한다.


조선시대에 사약을 내릴 때, 그 주요 성분에 초오가 들어 있는 것은 강렬한 독성을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경종의 생모인 장희빈은 숙종으로부터 사약을 받고 죽음을 맞이한다.



세잎돌쩌귀의 꽃


세잎돌쩌귀의 뿌리는 한약명으로 초오(草烏)라고 한다. 꽃은 마치 투구를 닮았다고 해서 투구꽃이라고 한다.

가을날 강원도에 있는 산을 오르다 보면 중턱 바위 근처에서 볼 수 있다. 이 꽃은 다른 꽃들과 확연히 구분된다. 가을 햇살에 비치는 보랏빛이 눈 속에 강렬하게 들어온다. 가까이 가서 보면 투구 모양의 꽃들이 한데 어울려 있는 모습에서 기품이 느껴진다.

아름다운 이 약초엔 독성이 함유되어 있다. 눈으로 보고 즐길 수 있으나 뿌리를 캐어 달여 먹다가 낭패 볼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 독성이 사약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독약은 명약이 될 수 있다. 독성을 제거하면 난치병을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아한 자태 속에 담겨진 독성, 이 속에서 역사 속의 인물 장희빈을 느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