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육아를 하신 우리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그리워요 엄마.
우리 유옥환 엄마는 책을 참 좋아하셨다.
그중에서도 시를 좋아하셔서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시집 신간이 나오면 꼭 사다 드렸더랬다.
당신이 좋아해서 외우고 계시는 시 구절들을 종종 읊어주셨었는데 난 외우지 못해도 지금까지 그 구절들이 나의 내면 무의식 깊숙한 곳에 딱 자리하고 들어앉아 내면화 됐다.
엄마 당신의 마음과 몸이 고단하신 날이면
성경책이나 시를 좀 읽어달라 부탁하곤 하셨다.
거의 꺼져가는 촛불 같은 기운으로
그렇게 누워서 계시면 옆에 꼭 붙어서
잠드실 때까지 읽어드리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나 스스로 듣기 좋은 음성을 내어
또박또박 발음도 신경 써서 읽어드렸다.
옛날에 어렸을 적에 엄마가 재워주면서
자장가 불러줄 때 이런 느낌이었겠거니...
' 아 빨리 주무셨으면 좋겠다~
대체 몇 장 째인가! 엄만 언제 잠드시는 거지?! '
낭만이란 조금도 없는 그 당시의 철없는 생각이지만
돌아보면 참 성의껏, 정성 들여 읽어드렸기에 든 생각이었다.
아무런 피드백이 없는 지루한 그 순간이
지금 보면 너~ 무 잘한. 셀프 칭찬 + 도닥여주고픈
나 자신이 기특하고 고마운 순간이다.
이런 지루함 속에 숨겨진 고마운 순간들을 많이 만들어보련다.
삶의 끝자락 마지막에 그런 순간, 순간들이 모여
내 인생 참 가치로웠네. 행복했노라. 고마웠다며 흡족히 훑어보게
지금 이 '순간' 충분하다. 만족한다. 행복하다. 감사하다.
(▱˘◡˘▱)
사랑, 이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