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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밀린 Jun 07. 2023

가끔 선을 넘을 때가 있는 '갓생'

'God'과 인생을 뜻하는 '생'이 합쳐져 남들에게 부지런한 삶을 살자는 뜻을 가진 단어 '갓생'
인생은 한번뿐이라는 'YOLO'의 의미를 벗어나 갓생을 사는 사람들은 

기적적인 미래를 위해 오늘도 '갓생 살기'를 실천하고 있다
일반적인 갓생을 예로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출근이나 등교를 하기 전, 1~2시간 일찍 일어나 그날의 뉴스를 보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다
이후 일과 시간에 간식을 먹고 싶은 마음도 참아가며 식단을 조절한다
일과를 마치고 난 후에도 갓생은 계속 이어진다

근처에 독서모임이 진행하는 곳으로 이동해 책을 읽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다
'아 맞다..!'
오늘은 상체 운동을 하는 날이기에 헬스장으로 이동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잠에 들기까지 자신을 통제하고 계획에 따라 움직인다
이성에 따라 하루를 움직이는 것이 나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가끔은 보여주기 식의 갓생은 조금 과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갓생의 올바른 예시와 나쁜 예시를 적어보려 한다

갓생의 올바른 예시가 있다
내가 열심히 했던 것을 기록하고 세운 목표에 얼마큼 도달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
그리고 갓생을 보내며 느꼈던 감정을 기억하고 그 경험들을 만족하는 것을 예시로 들 수 있다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하는 성격이다 보니
'자기 계발' 관련 서적에 관심이 많았다


처음엔 '열심히 살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고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는 

책의 내용을 전적으로 믿었으나 몇 번 시도하고 이내 포기하는 작심삼일 같은 경험이 되었을 뿐 

그 이상의 무언가로 나를 움직이게 만들지는 않았다

그래서 허황된 말 뿐이던 '자기 계발 서적'을 넘어 조금은 철학적인 서적을 찾게 되었던 것 같다
여기서 '자기 계발 서적'이란 '타이탄의 도구들, 린치핀, 럭키, 트렌트 코리아' 등이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 베스트셀러 1위인 '역행자'의 경우, 대부분의 인간은 타고난 운명대로 살아가는데
정해진 운명을 거역하는 소수의 역행자가 경제적 자유를 누린다는 것이 책의 기본적인 내용인데

개인적으로 자의식 해체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에는 공감을 했었지만
역행의 예시를 저자와 저자의 지인들 자수성가 얘기에 국한되는 것을 보고 

이것이 왜 베스트셀러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 책을 기준으로 나는 '자기계발서'를 믿지 않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역행자는 확장판으로 개정되어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
말 뿐이던 '양산형 책'을 넘어 '철학적인 책'을 읽다 보니 글과 독서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바로 그 이유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자기 계발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만 남겨야 한다면 그것은 아마 '주기적인 인식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날짜를 인식하기 위해 달력이 있고, 목표를 인식하기 위해 플래너가 있는 것처럼
내가 주기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갓생을 살기 위한 가장 최적의 조건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갓생을 꾸준히 실천하는 일부 사람들을 보면 

1. 블로그 2. 인스타그램 3. 애플리케이션(챌린저스)을 통해 인증을 진행한다

이러한 인증의 과정은 좋은 인식 방법의 예시라 생각한다
자신의 하루를 솔직하게 돌아볼 수 있고 자신의 쌓아놓은 기록들을 보고 있으면

내일을 살아갈 하나의 원동력을 얻어가는 것만 같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의 경우 감정적인 자신의 욕심이 들어가게 되었을 때 

인식의 범주를 벗어난 개념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바디 프로필'이 이와 같을 것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 중 소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갓생을 증명하기 위해
'바디 프로필'을 찍겠다는 하나의 원대한 목표를 세우는 경우가 있다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한 만족스러운 전신사진을 찍기 위해
체지방률을 숫자를 한 자리로 만들어 가며 또 근육은 과하게 보이기 위한 고행을 감행한다
그렇게 겨우 찍어낸 '바디 프로필'은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부러움과 감탄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것이 운동의 기본적인 역할인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
기본적인 역할과 반대되는 '바디 프로필'과 같은 갓생 활동이 나쁜 갓생 살기의 예시라 생각한다

자신이 기록을 의식하는 형태를 벗어나 다른 사람들의 눈을 먼저 의식하는 감정이 그 이유일 것이다
기록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만드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온전히 갓생 살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타인을 인식한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이 갓생 살기에 포함되는 항목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본인이 살아온 기억을 아름답게 포장하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일 것이다
그러한 부분에서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는 갓생을 위협하는 유혹의 요소들이 많다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공개된다는 이유와 숫자를 통해 보이는 관심으로 인해 이성과 감정이 충돌할 가능성이 많다

결과적으로 진정한 갓생이 무엇인가, 라는 답을 도출해낸다면
나는 '타인에게 영향받지 않는, 오직 스스로 선택하는,

그리고 본인의 루틴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갓생이라는 것의 증명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표현하는 것 역시 즐거운 일일 수 있지만,


나 혼자만의 만족으로 조용히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내면의 힘 역시 진정한 갓생러의 모습일 것이다.

갓생이라는 것이 하나의 '머니 코드'가 된 지금

문학과 유튜브 컨텐츠를 통해 갓생에 대한 조언을 접하게 되었을 때

이것이 했던 말을 또 하는 진부한 가십거리가 되는 것인지

아니면 진정 나의 인생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인지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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