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알람소리에 몽롱한 정신에
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소리와
천둥번개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다
와 이렇게 비가 많이 온다고?
나 매일 아침 뛰어야 하는데
매일 5킬로 달리기 약속을 한 달 넘기며 지켜가고 있는데
이렇게 비가 오면 못 뛰는 건가
탄천 뛰는데 범람해서 넘쳤을 거 같은데
위험할 것 같은데
일단 나가보자
러닝복 입고 머리에 밴드 차고 러닝벨트까지
비 맞으며 아파트 단지를 달려 나간다
시원하고 개운하다
땀은 덜나고 대신 빗물로 시작부터 흥근하게 젖었다
중간에 범람된 하천 때문에 4킬로만 뛰었지만
누구도 없는 탄천을 나 홀로 독식한다
콸콸 흐르는 탄천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행복한 달리기
그 무엇보다 기분 좋은 건, 내가 정한 루틴을 지켰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