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by Acci

나는 늘 한 번만에 성공하는 것에 어려워했다. 그리고 그건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너무나도 큰 문제점이었다. 학생 때부터 문제였다. 특목고나 자사고를 들어갈 기회는 단 한 번이고, 그렇게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닌 나는 애석하게도 재수라는 선택지도 없었고, 있었어도 나는 내가 필요로 하지 않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못해왔기 때문에 하지 않았을 거다.


성인이라고 다를 게 있나, 항상 나는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해야만 했었다. 결국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지친 나는 많은 걸 포기한 채 지금에 안주하는 삶을 살아가기로 마음먹었었다. 그리고 그건 아쉽게도 암이라는 질병에 의해서 흐지부지 되었고.


원래 하던 일은 몸을 꽤나 많이 쓰는 작업이었다. 방진복과 방독마스크를 착용하고 진행하는 일들이 주된 업무였던 만큼 큰 목소리를 내서 의사소통하는 게 중요했는데 갑상선암이 꽤나 진행됐던 나는 성대한쪽이 마비되어 24시간 소리를 지르면 나오는 쉰 목소리가 최대인 사람이 되었고,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나가게 되었다.


또다시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 자격증부터 준비해야 했다. 그리고 여전히 처음이라는 벽에 부딪혀 괴로워하고 아파하는 중이다. 이제는 시간이라는 벽에 짓눌리기 직전이라는 사실이 나를 더 압박하고 있다는 것에 더 부담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부디 내가 다시 사회로 돌아가 어떤 한 곳에 구성원이 될 수 있길 빌며 이 글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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