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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밋의 기술지능 Jun 28. 2021

참나무 혹벌과 충영

무화과 말벌보다 한수 위

무화과 말벌 유충의 집인 충영(벌레집)


무화과말벌은 이미 열린 무화과 열매에 알을 낳지만 참나무 혹벌(Oak gull wasp)은 없는 열매를 만들어서 알을 기릅니다.


참나무 혹벌이 참나무 잎이나 줄기에 알을 낳으면 참나무는 알낳은 부위를 부풀려 열매처럼 만들죠.심지어 벌겋게(맛있게 ?) 익기까지 합니다.

열매처럼 맛있는 색을내 새의 먹이가 되도록 만들어 벌레를 제거하려는 참나무의 노력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참나무혹벌의 유충의 집을 충영(벌레충자에 혹영자, 벌레집)이라고 부릅니다. 아마도 충영이 한약재로 쓰이기 때문에 그런 한자식 이름이 붙은듯 합니다.


하지만 참나무 혹벌은 아주 많은 알을 낳아 새 에게로부터 살아남는 생존전략을 취합니다.

알에서 부화한 혹벌의 애벌레는 그 충영을 맛있게 먹으면서 자라 그안에서 고치를 만들고 변태를 해 성충 혹벌이되어 나옵니다.


혹벌이 빠져나간 빈 벌레집은 누런색으로 변해 땅으로 떨어져서 우리나라 가을 등산객들에게 도토리 만큼이나 흔하게 발길에 채이죠.

아마 다들 한번쯤은 등산길에 바닥에서 구멍난 오징어땅콩 과자같은 동그한 혹벌의 충영을 보셨을겁니다.



이건 무화과 말벌보다 한수 위라고 말하지 아니할수가 없습니다. 정말 대단하죠.

말벌 같은 커다란 벌들 보다 쌀알만큼이나 작은 이런 기생 말벌들의 덩치에 비해 그 능력은 정말 경이롭기 그지없다는~


이런 참나무혹벌의 생존 전략은 대단히 성공적이어서, 현재 전세계에 참나무혹벌은 어리상수리혹벌을 포함해 종류만 1300여종에 이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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