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음건강센터에서 은혜쌤과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을 마친 후 서울에서 상담공개사례발표에
참관하기로 되어 있어 고속도로에 올랐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내 눈앞에 마포대교 남단으로
진입하는 입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10년 전 16살 시절,
마포대교로 걸어서 진입한 그날이 떠올랐다.
오늘의 나는 국회의사당 쪽에서 마포역 방향으로
나의 커리어를 위해 사례발표를 참관하러 가고 있었고,
10년 전의 16살의 꼬맹이는
세상을 등지고자 하는 마음으로 마포역에서 걸어 나와
국회의사당 방면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오늘의 나는 마포대교 위에서 한강을 보면서
‘시간 맞춰 빨리 가야 하는데, 얼른 가서 들어야 되는데.‘를 생각했고,
10년 전 16살 꼬맹이는
똑같은 위치에서 똑같은 한강을 바라보며,
‘여기서 뛰어들면 진짜 ㅈ을까?’를 궁금해했다.
같은 마포대교를 통행하고 같은 한강을 보았지만
그곳을 이동하는 나의 삶의 방향은 정 반대였던 것이다.
오늘 상담이 거의 끝나갈 무렵 내가 옆에 있던 카드 박스들을 만지작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쌤 저는 상담할 때 이런 카드들을 많이 활용한다는 건 알았는데 한 번도 제가 해본 적은 없어요 ㅋㅋ”
그러자 쌤이 시간이 잠깐 남았는데 해볼까요 하며 감정 카드 더미를 꺼내셨다. 카드 하나당 하나의 질문이 쓰여있고, 그 밑에 관련 질문 및 지시가 쓰여있었다.
카드는 총 3장을 뽑았는데, 그중 한 장의 카드에 쓰여있는 질문이 뇌리에 깊이 박혔다.
“10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리고 밑에 쓰여있는 관련 질문 3가지는 다음과 같았다.
그 이유는?
지금의 내가 10년 전의 나를 만난다면
어떻게 해줄 수 있을까?
10년 후의 나에게는 과연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질문을 보자마자 바로 내가 내뱉은 한마디는 이거였다.
“어 쌤! 공교롭게도 10년 전이면 그때도 제가 여기 센터 다녔을 때네요! ㅋㅋㅋㅋ 10년 전의 저에게 한마디 말을 해준다면, ‘죽지 마’ 일 것 같아요. 이유요?
왜냐하면, 그때 저한테는 5년, 3년, 아니 1년 뒤의 미래가 없었거든요. 근데 지금 10년 뒤의 제가 살아있잖아요.
10년 전의 저는 살아갈 이유가 없었는데, 지금은 내가 살아야 되는 이유가 있으니까요. 그때는 미래가 없었는데 지금은 미래를 가진 채 현재를 살고 있으니까요.
다만 선택해야 되는 미래의 옵션을 한꺼번에 선택할라 해서 탈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10년 뒤의 나에게는, ‘그때도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 달려가고 있니?’라고 물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대답은 ‘당연한 거 아냐? 니가 어디 가겠어?’ 였으면 좋겠어요. “
은혜쌤이 물으셨다.
“살아야 할 이유가 뭐예요?”
“저는 상담을 통해서 저 같은 사람들에게 손을 잡아주고
싶어요. 저 같은 사람들이라 함은 옛날의 저 같은 청소년들도 있고, 그리고 특히 ADHD로 힘들어하는 내담자들이요. ADHD 증상들로 힘들어하고 특히 비특이적인
증상들로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 길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ADHD에 관해서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더 올바른 정보를 전하고, 제도적 구조적으로 점차
뒷받침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역할이요.
그게 삶의 목표예요. 아마도 평생 갈. “
그렇다. 10년 전에 몇 건의 자살시도로 경찰을 통해
마음드림센터에 인계된 중학생 꼬맹이는 이런 미래를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 꼬맹이에게 10년 뒤 미래란 존재하지 않는
암흑 속의 그 어딘가였지만,
지금 나는 그 10년 뒤 미래를
누구보다 다채롭게 살고 있고,
앞으로 10년 후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두 번이나 마주하게 된
나의 10년 전.
삶의 과정이 지난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
나는 지난 10년간의 여정으로 탄탄한 삶을 향한
기틀을 마련할 방법을 배웠고,
그 여정을 녹여낸 삶으로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