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를 든 채 뒤에서 길을 비추는 사람이 되기 위해

지도를 보는 방법부터 배워가는 중입니다

by 지엔

제가 지향하는 상담사/코치는 이렇습니다.

한 치 앞만 보이는 채로 걸어가는 내담자의 반발짝 뒤에서, 그의 발밑에 빛을 비춰주는 사람.

이는 해결중심 이론의 지향점이기도 합니다. 해결중심이론에서는 상담자가 길을 제시해주지 않습니다. 다만 상담자는 길을 알고 있을 뿐입니다.

내담자가 그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치 앞만 비추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내담자에게 길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런 상담자가 되고 싶습니다. 미래형으로 쓰는 이유는 아직 저는 상담 수련생이고, 저의 상담방식은 아직까지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지금 하고있는 사례에서도 이런 마음으로 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어떠한 이론을 적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상담의 기본 스킬? 화법? 만 겨우 장착한 초보 상담사입니다.

지금 맡고 있는 사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실제 임상사례이지요.

지난 11월부터 지금까지 10회기째 하고 있습니다. 그저 첫사례임에도 이렇게 할 수 있는 게 감사할 뿐이지요.

첫 사례가 부담이 안됬다면 거짓말입니다. 처음에는 내가 드디어 실제 고객을 만난다는 설렘과 흥분이 있었지만, 2~3회기를 넘어가면서 저를 맞이한것은 현타였습니다.

그동안 나는 대학에서 복수전공으로, 그리고 1년동안 대학원 다니면서 상담을 배웠는데 내가 배운 것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지조차 점점 의문이 들었습니다.

처음의 근거없는(?) 자신감은 점점 현타로, 그리고 내가 이 사례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과 두려움, 부담감으로 변해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고객과 약속된 시간은 매주 다가오고, 무엇인가 해야만 한다는 부담도 지울 수 없었지요.


사실 슈퍼비전이 아니었으면 10회기동안이나 진행할 수 있었을까 싶은 마음이 많이 듭니다.

그동안 저는 제가 신뢰하는 별마음 코치님(이자 상담사님)께 이 사례에 대한 슈퍼비전을 4번이나 받았습니다.

3회기 끝나고 한번 5회기 끝나고 한번 9회기 끝나고 한번 10회기 끝나고 한번.

매번 슈퍼비전때 받은 피드백을 어떻게든 반영하려고 노력했지만 어김없이 똑같은 부분에서 실수나 난관에 봉착하기도 하고,

똑같은 부분에서 좌절하고, 분명 이번에는 전보다 낫겠지? 싶으면 어김없이 새로운 피드백이 나오고 ㅋㅋㅋㅋㅋ

처음으로 접하는 ADHD 임상사례다 보니 회기를 거듭하면 할수록 점점 어려움과 역량부족으로 인한 좌절을 마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사례뿐만 아니라 수퍼바이지의 내면을 톺아보시고, 수퍼바이지의 특성에 맞게 아주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시해주시는 별마음 선생님의 세심함 덕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상담사/코치로서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제 발화중 잘못된 것 혹은 실수한 것은 무엇인지, 이 지점에서 고객의 말의 의미는 무언지, 저조차도 인지하지 못했던 역전이는 무엇인지, 단순히 세션 내에서 드러나는 역동 뿐 아니라 코치/상담자로서의 제 내면의 역동까지 깊고 섬세하게 다루어주셨습니다. 제가 수련하고 있는 코치/상담사 두 영역 모두에서 제게 첫 슈퍼바이저이시고 첫 멘토코치님이신 별마음 선생님을 통해 저는 실제 임상에서의 상담의 경험뿐만 아니라 상담자/코치가 되기 위한 수련자로서 갖춰야 할 마음, 태도 여러가지를 하루하루(?)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해결중심상담자를 모토로 삼은것도, 저의 코치님이시자 슈퍼바이저이신 별마음 코치님이 저를 다루시는(?대하시는?) 모습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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