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중심상담자이지만, 답은 주지 않는 아이러니

해결중심상담자는 내담자를 반 발짝 뒤에서 이끈다.

by 지엔


깊은 밤, 숲 속의 넓고 평평한 길을 가로지르며 두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

길의 대부분은 짙고 검푸른 어둠에 잠겨 있고, 주편의 나무와 풀숲은 형체만 깊이 인식될 정도로 깊은 어둠에 침잠해 있다.

빛이 닿지 않는 영역은 거의 암흑에 가깝다.


이런 길을 두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

앞 사람은 길의 중심에 서서 자신의 보폭에 집중한 채로 묵묵히 걸어가고 있고

뒷 사람은 ‘반 발짝 뒤에서’ 앞 사람과 같은 방향을 향해 걷는다.

뒷 사람이 들고 있는 손전등에서 뿜어진 강렬한 빛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 빛은 앞사람의 등을 비추지 않고,

오직 앞 사람의 발밑과, 바로 앞의 길만 선명히 밝혀주고 있다.



앞 사람이 가는 방향으로, 뒷 사람의 손전등 불빛이 따라간다.

앞 사람은 스스로 방향을 정하여 길을 걷고 있고,

뒷사람은 앞서지도, 끌지도 밀지도 않은 채

오직 필요한 만큼의 빛만을 제공하며 조용히 동행한다.


어둠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길의 끝이 보이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뒷사람은 앞사람을 믿는다.

오직 그의 뒤에서, 그가 걸어가는 방향의 약간의 앞부분만을 살짝 비춘다.

더 갈지 방향을 바꿀지 멈출지는 앞 사람의 선택이다.

뒷 사람은 그저 뒤에서 동행하며, 약간의 인사이트만을 비춘다.

앞 사람이 충분히 스스로에게 맞는 최선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해결중심이론에서 내담자는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삶을 구축해 온 능력이 있는 사람이며, 이미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내재한,

“자기 삶의 전문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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