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귀영화의 끝
돈?
그거 별거 아니다.
명예?
그것도 별거 아니다.
죽음 앞에서는 하등 다 쓸모없는 것들이다.
내가 10년 가까이 '요양원 사역'으로 봉사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임종을 지켜보며 뼈저리게 얻은 교훈이다.
그분들이 요양원에 들어오셔서 환자복을 입는 그 순간부터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냥 ㅇㅇㅇ 환자일 뿐이다.
나 같은 사람의 사랑과 관심을 기대하면서 나의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시고 손 한번 따뜻하게 잡아드리면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하시며 눈물 쏟는 그분들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안타까운 고통이 있었다.
얼마나 대단한 삶을 살았는지 어떻게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았는지 이곳에서는 관심도 없고, 묻지도 않고 자랑거리도 안된다.
코에 '산소호흡기'를 끼고서 숨 쉬는 것조차도 버거워서 도움 받으며 배에 구멍을 내고 호스로 음식물을 공급받으시는 그분들에게 돈, 명예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 있으며 의미가 있겠나.
우리 요양원에는 아들, 딸 의사 변호사로 키워내신 훌륭한 어머니들도 많이 계신다.
이제 연세들이 평균 80세가 넘으셨으니 그 암울했던 시대에도 '부귀영화'를 원 없이 누리셨던 분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대단한 분들이 '요양원'에 들어오실 때면 대부분의 분들이 자의든 타의든 몸에 귀중한 어떤 것도 지니시지 않으시고 들어온다.
그것이 이곳에서는 더 이상 아무런 가치도 없으니까.
우리가 한 번뿐인 인생을 오직 자신만을 위해서 산다면 누구나 맞이할 수밖에 없는 그 마지막 순간에 참 많이 허무할 것이다.
누구든지 사람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인류에 대한 위대한 업적은 못 남기더라도 최소한 다른 이의 인생도 소중하게 여겨주면서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