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속에서

차안에서

by 조은혜

울아들이 차를 사용하고 나면 항상 앞뒤 할 것 없이

바닥에 빈 물병들이 나뒹군다.


참 정리정돈은 안 되는 아들이다.


물을 유난히 많이 마시는 아들이 마시고는 그냥

차 바닥에 던져 놓는 것 같다.


오늘도 장을 보려고 시동을 켜고서 뒷좌석으로 가서

오늘은 몇 개나 굴러다니나 보고 있는데 역시나 물병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언젠가 한번 아들에게 잔소리를 했더니 애교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들이 엄마의 손길이 필요해서 그랬쪄."

하길래 "그래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렇게 생각을 하기로 했다.


엎드려서 열심히 물병들을 끌어내보니 다섯 개나 있었다.

더 없나 확인하려고 엎드려 구석구석 살피는데 운전석 밑에 $20 지폐가 보여서 꺼내서 세어보니 $200씩이나...ㅎ


집에 돌아오니 아들이 있었다.

"아니, 세차장에 가서 그냥 세차를 했으면 어쩌려고 거기다가 $200씩이나 둔 거야?" 했더니


"아들이 울 엄마를 기쁘게 해 주려고 그랬지." 한다.


참 못 말리는 울아들이다.


엄마를 즐겁게 해 주려고 때때로 차 여기저기에다 일부러 돈을 흘려놓는다.


그러면 내가 "아들, 엄마가 차 안에서 돈을 주웠지 뭐야!"

하면서 즐거워하면 울아들은 그것이 참 좋은가 보다.

울아들은 마음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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