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락녀의 의리 7

쉬운일은 없다.!

by 써니짱

성춘식은 눈이 크게 뜨며 말했다.


”그러니까 차라리 진짜 너희 두 놈이 가방을 훔쳐서 우리한테 검거되고 자백했으면 그 사건만 가지고 안고 가면 일이 수월해서 좋지ᆢ"


" 나중에 최상중이가 이런저런 다른 사건으로 너희들 이름을 거론해도 실적 뺏기기 싫어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마시키지.. 아무튼, 나는 동부서에 갔다 올 테니 유치장에서 쉬고 있그라 “


나는 자리에 서류를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배 형사! 내 동부서 좀 갔다 올게. 오늘은 조사 그만하고 임마들 유치장에 넣고 집에 들어가거라. 그리고 이따가 카스테라하고 빙그레( 바나나 단지 우유 )하나 넣어줘라.!


“예! 형님! 다녀오십시오!”


나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성춘식과 조석태를 향해 소리쳤다


“너거들은 다 죽었어! 하하!”


나는 경찰서를 나와 집으로 갔다. 오래간만에 조금 쉴 겸 그 두 놈들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다. 분명 그들도 어느 것이 합리적인지 생각을 할 것이다. 집에 도착하니 아내가 젖먹이를 안고 저녁을 먹고 있었다. 아내는 내 얼굴 보더니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오늘은 우짠 일로 집에를 다 오셨어 예? ”


“와? 서방이 집에 오는 게 신기하나?”


선배들은 전부 순경으로 퇴직할 때 나는 형사계 들어와 1년 만에 특진하고 일에 미쳐 범인 잡는다고 거의 집에를 들어오지 않았으니 아내가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배고프다. 간만에 마누라 밥 좀 먹어보자”


아내는 일어나서 아이를 눕혀두고 단칸 셋방 부엌으로 나갔다. 나는 바닥에 팔다리를 쫙 뻗고 누웠다.


온몸이 나른했다. 한해 전 경장으로 특진 후 형사계로 와서 사건 처리를 하느라 밤, 낮 없이 뛰어 다녔다.


물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형사의 삶이란 개인의 자유와 편안함은 절대 허락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형사 생활을 하는 이유는 범죄자들을 검거하여 나라에는 충성을 그리고 국민에게는 안전을 지켜 준다는 자부심으로 한다.


“식사 하이소 ”


아내가 밥상을 들고 왔다. 정말 얼마 만에 받아보는 밥상인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과 고소한 된장찌개에 여러 가지 반찬들 실로 이 순간만큼은 행복했다.


언젠가 세월이 지나 퇴직하고 나면 항상 아내와 같이 따뜻한 밥을 먹으리라 다짐했다.


식사를 마친 후 아내와 함께 아이의 얼굴을 쳐다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간만에 부부가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나는 출근을 하여 배 형사를 찾았다. 배 형사는 일찍이 나와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컴퓨터가 없어 모든 서류를 서툰 타자기로 작성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형사들은 사건 하나 처리 하면 서류 작성하느라 또 진땀을 뺀다.


“배 형사!”


배 형사는 나를 보고는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형님 좋은 아침입니다.”


“그래, 좋은 아침이다. 그 두 놈 별다른 일 없제?”


“예! 뭐 특별한 것은 없는데 이따가 또 쇼해 봐야지 않겠습니까?”


“그래. 바로 일 시작하자”


나와 배 형사는 놈들을 데리고 창고로 향했다. 마찬가지로 나는 성춘식을 배 형사는 조석태를 조사하러 각자 테이블로 갔다. 나는 성춘식의 얼굴을 살폈다. 어젯밤 많이 고민을 한 얼굴이었다.


“성춘식! 잠은 잘 잤나? 오늘도 기나긴 시간을 또 보내야지?”


성춘식은 힘없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저.. 형사님 궁금한 것이 있는데 예.. 최상중이하고 저하고 엮인 혐의가 무엇입니까?”


“임마! 그거야 이따가 동부서에서 연락이 올 거다. 엄청 많던데?

너거들 다른 곳에서 금고를 털었던데....이참에 나도 특진 한 번 더 해야겠다.”


나는 그렇게 엄포를 놓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팔짱을 끼고 눈을 감았다. 이것은 나의 작전이다.


조사한답시고 용의자를 앉혀 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용의자는 알 수 없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된다. 그리고 수시로 동부서에 연락을 취한다고 쇼를 하며 자리를 왔다 갔다 했다.


그러기를 한참 후 스스로 지쳐버린 성춘식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기 형사님.”


나는 뜨끔했다. 왠지 모를 기대감이 있었으리라


“응? 왜?”


“그때 최상중이 하고 엮인 혐의가 더 짭짤하다고 했지 예?”


나는 주먹으로 손바닥을 '탁' 쳤다.


“당연하지, 그것을 말이라고 하나?”


“그게.. 저하고 조석태가 최상중이하고 얼마나 더 엮여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형사님한테 제안 하나 드려도 될까 싶어서 예..”


“자슥이! 이거 봐라! 뭔가 있기는 있구먼? 그래서 니가 먼저 불겠다. 이 말이가?”

“그게.. 지난번에 최상중이하고 엮인 일은 저도 잘 모르거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적어도 형사님 섭섭하지 않게는 해 드릴 수 있습니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얼굴에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래 뭐 들어나 보자 말해 봐!"


"대신 약속 하나만 해 주시지 예?“


“뭐 어떤 약속?”


“최상중이 뿐만 아니라 혹시나 다른 혐의가 있어도 무마시켜 주십시오”


나는 생각했다. 어차피 다른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혐의를 찾을 수 없을뿐더러 이 두 놈이 가장 최근 교도소에 있기 전에 사건은 지금까지 드러난 일이 없었기에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행여나 무언가 드러난다고 해도 그것은 내 알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다른 혐의가 잡힐만한 그 무언가는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놈이 나에게 제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좋다 약속하지!”


성춘식은 물을 한잔 달라고 했다. 나는 물을 가져다주었고 성춘식은 갈증이 났었는지 물을 벌컥벌컥 마셔댔다.


“예 그럼 형사님 믿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드릴 말씀은 우리가 주웠다고 했던 가방에 대한 것과 현재 도망 다니고 있는 절도범들 그리고 장물아비까지 다 검거할 수 있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 대신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리지만, 약속은 꼭 지켜 주십시오.”


성춘식은 서부 정류장에서 주웠다던 채권 가방은 성춘식 본인과 조석태가 훔친 것이라고 먼저 자백했고 사건의 경위에 대해 진술을 했다.


- 사건의 경위 - (시)


때는 1986년 넝마주이 생활을 하다가 절도 혐의로 교도소에서 출소한 성춘식과 조석태는 마땅한 수입이 없었다. 늘 절도로 먹고살던 이들이라 노동을 하는 것에 대해 인색했다.


수입이 큰일은 온몸이 고되고 편한 일은 원하는 만큼의 수입이 되지를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 범죄자는 교도소 출소 후에 잠깐이나마 사람답게 살리라 마음을 먹는다.


그것은 군대를 막 전역한 남자가 정신 차리고 어른답게 살리라 마음을 먹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이 둘도 마찬가지였다.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이들은 다시는 절도를 하지 않고 사람답게 살아보고자 마음을 먹은 터였다.


원래 넝마주이 촌에서 같이 지낸 친구였던 이 둘은 몸은 고되지만, 열심히 살아보자며 울산에 있는 조선소에 취직했다.


하지만 아무런 기술이 없었던 이 둘은 조선소에 잡일을 처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기술이 없다 보니 조선소에 근무하는 기술자들에게 차별을 많이 받고 욕도 많이 먹었다.


그렇지만 그 둘은 서로가 다짐한 것이 있어 꾹 참고 묵묵히 일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첫 월급날이 다가왔다. 기쁜 마음으로 월급봉투를 열어보는데 봉투 안에 있는 월급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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