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괴리감
장례 와 결혼
지독하게 안어울리는 단어 배열이다.
아빠가 돌아가신 지 한 달 하고도 3주가 지났다.
아직 온전한 애도의 시간이 나에게는 흐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혼자 집에 있는 시간 이외에는
슬플 수가 없다.
이제 4일 남은 결혼식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밝은 모습으로 청첩장도 주고, 저녁에 오랜만에
친구들도 만났다.
밝게 소식을 전하며 축하도 받고 최근 있었던 일에 대해
위로도 받았다.
약속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씻고 침대에 누우면
가슴이 저릿저릿하게 아프다.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아픔이다.
아픔의 감정을 여러 번 필터하고 보니
“보고 싶다 “라는 단어가 맞는 감정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슬픔의 위로를 받다가
이제는 결혼의 축하를 받는다.
밖에서는 여러 지인들의 축하에 감사하며 행복하고
집에 들어오면 그리움 과 슬픔에 잠겨있다.
여기서 오는 괴리감이 주는 감정소모는의 크기는
내 예상을 아득하게 벗어났다.
나는 이번주 결혼을 잘 끝낼 수 있을까?
부모님의 자리에 엄마만 앉아있는 모습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결혼이 얼마안남은 나에게 아빠는 어떤말을 해줬을까?
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 던지다 보면 새벽이다.
그저 시간들이 다 지나가고 내 감정에
다시 행복한 평온이 찾아와서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