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모두가 잠든 시간.
여정은 시작된다.
눈을 감고 총 둘레 50센티,
반지름 9센티 컴컴한 우주에
낚싯대를 드리운다.
낚아 올린 것은 검은 꾸러미.
축축하고 미끌한 그것을
조심스레 열어본다.
겹겹이 벗겨내니
나오는 것은 낡은 미술도구.
검은 물감을 바다에 풀고,
습한 붓으로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