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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이지 Jan 15. 2024

인절미는 사랑 빙수는 찐사랑

겨울방학에 집에 돌아온 둘째는 인절미를 좋아합니다. 미리 사다 놓으려고 한국마트를 모두 뒤져봤지만 인절미는 없어요.

아이가 도착하고 가만 생각해 보니 인절미를 만들어도 되겠다 싶은 거죠.

찹쌀을 사다가 소금을 넣고 조금 부족하게  물을 넣어 밥을 했습니다.

절구 같은 건 없기 때문에 그냥 밀대로 밀어보자 하고 만들어보았죠. 찹쌀밥이 완성되고 참기름 발라주며 밀대로 열심히 밀어봅니다.

한참을 밀대로 밀고 손으로 치대고  만져주다가  설탕 조금 넣은 볶은 콩가루에  동그르르 굴려주니 세상 쫄깃한 인절미가 되었습니다.

없으면 없는 데로 뭐든 만들어먹는 미국생활에서 또 하나의 메뉴 DIY를  추가하게 되었네요.


인절미가 넉넉하니 뭘 하면 좋을까 하다가 한국유명한 빙수집에서 먹었던 인절미빙수를 만들어보자 하고 도전해 봅니다. 우유에 설탕 넣고 두 시간쯤 얼리다가 꺼내서 살얼음을 섞어주고 다시 얼리니 그럴싸한 빙수얼음이 됩니다.

바닐라아이스크림 한 스쿱 깔아주고 빙수얼음 올리고 콩가루와 인절미를 예쁘게 넣어줍니다.

통단팥 위에 올려 만들어주니 영락없는 한국빙수네요.

아이가 먹고 싶은 메뉴를 말할 때마다 어떻게든 만들어보려고 하다 보니 나의 요리능력치는 올라갑니다. 맛있게 먹고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못해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일찍 수업이 시작해서 학교로 먼저 돌아간 큰아이와 내일 새벽 학교로 돌아가는 둘째와 겨울방학 내내 행복했습니다.

쫄깃한 인절미가 사랑스러웠고 차가운 팥빙수가 포근했던  아이들과의 겨울이 지나고 있습니다.

봄방학에 함께할  아이들과의 시간을 기대하며 설레는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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