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것은 쉽다. 또 어렵다. 한번씩 생각이 그 고리를 타고 가다가 한가지 꺼내보고 싶은 주제가 생기면 그대로 꺼내 적어보게 되다가도 전혀 그 실마리가 잡히지 않을 때 멍하고 답답하다. 어떤 생각이든 쭉 풀어내본 날은 아주 시원하고 그러지 못한 날은 답답하다. 줄리아 카메론의 책 ‘아티스트 웨이’에 나오는 모닝페이지를 보면 아침에 비몽사몽한 상태로 글을 쓰는 시간에는 자기 검열이 무척 약해지므로 솔직한 나의 생각과 글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요즘 저녁에 주로 컴퓨터 앞에 앉았었는데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아침에 자리에 앉아본다. 비몽사몽하긴 한데 오늘은 그게 끝이다. 에잇. 그래도 계속 뭐든지 생각해보고, 생각나는 건 메모하고 그 고리들을 연결해서 짧은 이야기들을 써볼 참이다. 실용적인 이야기든 추상적인 이야기든. 그렇게 적은 소소한 이야기들이 조금씩 쌓이고 작은 이야기라도 부드럽게 써지는 날이 오면 언젠가 나도 어떤 플랫폼에 내 결과물을 공개하고 가까운 지인들과 생각을 나눌 것이다.
현대인의 생활에 맞게 활동성을 강조하면서도 아름답게 만든 한복을 생활한복이라 하듯, 글쓰기 작업을 통해 나의 본업과 일상생활을 조금 더 생기있고 윤택하게 만들면서도 그 결과물은 나름대로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글을 쓰는 사람을 생활작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언젠가 생활작가가 될 것이다. 언제든 가까운 주변인들과 편안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맛있고 풍성한 재료를 제공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이 될 것이다.
뭐 따로 주제가 있는 날만 적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은 오전에 산책을 간단히 하고 빨래를 돌리고 필라테스에 다녀올 것이다. 갈때마다 땀이 쏙 빠지고 몸이 너무 힘든데 욕심내지 말고 주 2회씩은 다녀야겠다. 좀 걸으면 허리도 아프고 자주 피곤한 것이 3~4년 전에 비해 몸이 좀 좋지 않아진 느낌이 든다. 사람들은 여유가 있어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서 운동한다고들 한다. 나도 그래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