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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혁신, 정치가 호명(呼名)할 수 있도록 세력화해야

지역혁신은 지역의 사회혁신     


지역혁신은 (특정) 지역 내의 경제․사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 차원의 사회혁신입니다. 사회혁신은 시민운동,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시민참여), 도시재생, 협치, 임팩트투자 등 새롭게 등장한 협력적 거버넌스의 분야와 주체들을 지칭한다고 봅니다. 이 새로운 주체들이 사회혁신을 시도하는 장소가 바로 지역입니다.  


지역혁신은 주민참여와 지역 자원의 활용, 정부와 지자체 및 기업의 지원 등 여러 요소가 상호작용하여 이루어집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역량 강화,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 비전의 제시 등이 필요합니다. 이를 지역혁신 생태계라고 부릅니다.     


지역의 사회혁신 즉, 지역혁신은 새로운 사회적 비즈니스 모델·기술·제도 등을 도입하여 그 기반으로 혁신가들의 주도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발전을 추진하는 활동입니다. 따라서 지역의 문제를 파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이를 이루기 위해 지역 자원과 잠재력을 파악·활용하여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혁신가의 발굴, 육성, 성장은 필연적이지요.      


변화가 급변하는 글로벌 동향을 보면, 혁신이 지역 간 경쟁을 강화하고 지역 발전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0년 동안 활성화되었던 지역혁신 정책이 후퇴, 퇴행하고 있습니다.          


오세훈식 편 가르기 행정진영논리 행정     


서울의 혁신정책과 제도의 퇴행은 목불인견의 수준입니다. 박원순 시장님 유고 이후에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고 나서 서울의 혁신정책과 혁신 사업들이 후퇴가 예고되었지요. 하지만 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이 서울시의회가 열심히 방어해서 간신히 퇴행을 막고 있었는데, 작년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이 소수당이 되자마자 완전히 뒤집히고 말았습니다.
 
 서울은 완전히 뒤집혔잖아요.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된 서울시의회는 마을공동체 조례 폐지하고,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없애고 각 자치구에 있는 마을공동체지원센터를 폐쇄했지요. 민주당 출신 기초지자체장이 있는 성동, 은평 등 몇몇 지자체만 직영방식으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을공동체지원센터만 없앴나요? 아닙니다.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도 폐쇄하고, 지역센터들도 폐쇄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NGO지원센터도 폐쇄되어 없어졌지요. 사회주택 분야는 신규사업 중단하고 감사원 수준의 감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의 극단적인 사회주택 죽이기 때문에 사회주택 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 등의 혁신기업들은 고사(枯死) 직전에 빠져 있습니다. 
 
서울시 오세훈 시장은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 사회주택, 협치 등의 사회혁신 분야에서 활동하던 혁신가들은 정치적 반대파로 규정하고 배제와 탄압을 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으로 진본-보수의 진영논리에 빠져 서울시의 행정을 하는 것이지요.
 

사회혁신을 실천하는 혁신가들은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수고를 아끼지 않았는데, 오세훈 서울시장의 편 가르기 행정으로 인해 박원순 시정에 빌어먹던 적폐가 되고 말았습니다.
 
오세훈식 편 가르기 행정, 진영논리 행정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국민의힘 지자체장들이 선출되자 전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혁신가들이 활발히 활동한 지자체인데 혁신정책 예산을 폭력적으로 삭감했습니다. 고양시 혁신가들을 국민의힘 반대진영으로 인식한 것이지요. 그나마 고양시의회는 민주당이 다수당이라서 어렵게 삭감된 예산을 조금이나마 살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민주당이 다수당이니까 좀 지켜주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오세훈식 행정혁신(반어법인거 아시죠?)인 편 가르기 행정, 진영논리 행정이 점점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어 지역혁신의 퇴행이 가속화될 것 같습니다.
 

협력적 거버넌스는 도시의 휴먼 인프라     


윤석열 정부 등장 이후, 서울은 오세훈 시장 등장 이후 사회혁신 정책과 제도, 사업이 급속히 무너지는 걸 보면서 생각이 깊어지고 많아졌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사회혁신이 10년 동안 추진되면서 중앙정부 차원의 법과 제도로 안착하지는 않았지만, 서울시 같은 경우에는 자치조례로 어느 정도 완성된 형태까지 갔었거든요. 그랬던 것이 박원순 시장 유고 이후 1년 만에 이 구조가 무너졌지요. 순식간에 무너지는 걸 보면서 그동안 우리가 지난 10년 동안 무엇을 해왔는가?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사회혁신, 지역혁신의 핵심인 협력적 거버넌스가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것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협력적 거버넌스는 도시 행정의 중요한 휴먼 인프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도시를 유지관리하려면 기존에 깔린 도시 인프라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도로, 교통, 주택 등의 물리적 인프라를 관리하기 위해 중간지원조직인 시설관리공단, 교통공사, 도시공사 같은 조직을 도시정부가 만드는 것이지요.


이제 물리적 인프라만으로 발전하는 도시는 없습니다. 휴먼 인프라가 같이 복합적으로 작동돼야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매력을 뽐낼 수 있는 도시가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협력적 거버넌스 같은 휴먼 인프라를 잘 유지관리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마을공동체지원센터, 도시재생지원센터 등의 중간지원조직을 설치, 운영해야 합니다. 
   

그러데, 윤석열, 오세훈 같은 정치인들은 휴먼 인프라와 이 인프라를 유지관리 및 성장시키기 위한 중간지원조직에 대한 태도가 우리 혁신가들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그들의 이런 태도들을 보면서 도시와 도시의 미래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고 이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에게 20세기 도시에 대한 태도로 21세기 도시의 미래를 맡길 수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지역혁신세력화를 준비하자


 윤석열 정부를 겪으면서, 오세훈식 지역혁신의 퇴행을 보면서 패배적 관점에 빠지기보다 다시 준비하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미생이라는 만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화가 기억납니다. 
 

준비라는 건요원래 형편이 안 될 때 하는 거예요왜냐형편이 되고 기회가 왔을 땐 날아다녀야 하니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어떻게 퇴행하고 있고 또 퇴행의 조짐을 보고 있으면서 이것에 대해서 우리가 조직적으로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지금 형편이 안 될 때 준비해야지 나중에 형편이 좋아지면 지역혁신의 날개를 펼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준비 못하면 형편이 되고 기회가 오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만약에 지역혁신과 관련된 정책들을 펼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들어섰을 때 우리는 새롭게 지역의 혁신을 다시 세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의 혁신가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제안해 봅니다.    

저는 앞서 '지역혁신을 특정 지역의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 차원의 사회혁신'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왜 지역 혁신이냐 하면, 사회혁신이 일어나는 실천의 장, 실험의 장, 시도의 장이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지역혁신은 지역의 자원(시장 자원, 사회적경제 자원, 공공자원, 시민참여 등)을 동원하여 지역의 새로운 사회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일입니다. 당연히 저항하는 기득권 세력이 이기 마련이죠. 그리고 이 기득권 세력과의 충돌은 주로 정치이벤트(지방선거, 총선, 대선 등)를 통해 일어납니다. 우리에게 총선, 지선, 대선이라는 정치이벤트가 4년 사이에 몰려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치 이벤트 시기에 혁신가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논의와 실천이 필요하다고 제 나름의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하나, 지역의 사회혁신, 즉 지역혁신이라는 화두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꿈꿀 수 있습니다. 사회혁신의 실천의 장은 곧 지역입니다. 혁신의 장으로써 지역을 다시 성찰해야 합니다.   

   

편하게 좀 말씀을 드리면 결국은 지역의 사회혁신 즉 지역혁신이라는 화두를 통해서 지속가능성을 꿈꾸기 때문에 다시 지역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혁신의 장으로서 지역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성찰은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둘, 지역에서 기존의 시스템이 실패한 영역(시장, 협치, 지방소멸 등)에 대한 지속적인 대안 발굴과 실험이 시도되어야 합니다.     


지역에 대한 성찰을 통해서 지역의 기존 시스템이 실패한 영역을 한번 보자는 것이죠. 시장(市長)은 왜 실패했고, 그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서 등장했던 사회적경제는 뭐가 부족했으며 등등 말이죠. 협치, 지방소멸, 주민자치 등도 마찬가지로 봐야 합니다.


셋, 이 새로운 실험을 위해서는 분열을 딛고 '우리 사이의 연대'를 완성해야 합니다. 연대의 완성을 통해 '혁신의 세력화'를 이루어야 실패한 시스템을 걷어버리고 새로운 대안을 발굴, 실험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제 혁신의 세력화라는 표현을 한번 써보겠습니다. 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호명(呼名)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1987년도에 여의도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 후보는 국민을, 노동자를, 농민을, 도시빈민을, 호명하며 이들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선언하였지요.      


저는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이러한 정치적 올바름을 호명 정치라고 부릅니다. 고 노회찬 의원님의 6411 버스가 유명한 호명 정치입니다. 저는 그런 측면에서 연대를 통해 ‘혁신가들이 세력화’를 해서 지역혁신이라는 호명을 정치가 하게끔 만드는 게 나아갈 길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혁신이 호명되는 정치를 만들어보겠다는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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