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증명서 없이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 경우
출생신고를 하려면 반드시 출생증명서(또는 출생사실증명서면)이 있어야 합니다. 옛날에는 인우보증, 즉 가까운 지인들이 '이 아이는 000이 낳은 게 맞다'고 증언해주는 형태의 출생신고가 가능했지만, 2016년 이후로는 이 제도가 완전히 폐지되었습니다. 이제는 반드시 병원에서 발급한 출생증명서 또는 분만에 직접 관여한 사람이 출산 사실을 기재한 출생사실증명서면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출생증명서를 확보할 수 없는 경우인데요. 병원이 오래전에 폐업했거나, 문서 보관기간(통상 10년)이 지난 뒤 성인이 되어 출생신고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난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출생확인신청입니다. 이는 병원이 아닌 '법원이 발급하는' 출생증명서를 확보하기 위한 절차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통 출생확인신청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필요합니다. 출생증명서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출산 당시 병원이 폐업해 자료를 찾을 수 없는 경우, 친생자 소송 등으로 기존 가족관계등록부가 폐쇄된 경우, 성인이 되어 새롭게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 경우 등입니다.
실무적으로 출생확인이 필요한 상황은 보통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판결이 내려져 기존 가족관계등록부가 폐쇄된 경우인데요. 가족관계등록부는 '출생신고'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문서입니다. 따라서 출생신고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확인되면, 그 신고를 통해 형성된 등록부는 모두 폐쇄됩니다. 이때 처음부터 다시, 정확한 ‘출생’ 정보를 담아 새로운 가족관계등록부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출생증명서가 없다면 출생신고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반드시 가정법원에서 출생확인결정을 받아야 하는 겁니다.
춘천에 사는 김지훈 씨(가명·38세)는 최근 매우 혼란스러운 경험을 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큰아버지의 자녀로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았던 친부모를 대신해 큰아버지 집에서 자란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몇 달 전, 큰아버지가 김 씨를 상대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오랜 세월 가족으로 지냈지만, 큰아버지는 ‘법적 정리는 해야 한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법원은 두 사람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김 씨의 가족관계등록부 전체가 폐쇄된 것입니다. 법적으로는 ‘태어난 사실이 있으나 부모가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셈이었습니다.
김 씨의 친부모는 다행히 생존해 있었고, 출생신고를 다시 하려고 했지만 정작 출생증명서를 발급받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김 씨가 태어난 산부인과는 이미 수십 년 전에 폐업해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김 씨가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상적으로 회복하려면 (출생신고의무자가 존재하므로) 출생신고가 필요했고, 반드시 가정법원에 출생확인신청을 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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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확인신청 자체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절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큰 쟁점이 있거나 상대가 있는 소송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출생 경위를 소명하는 자료와 진술이 있으면 법원은 출생사실을 확인해주는 결정을 내립니다. 이 결정을 가지고 출생신고를 하면, 출생증명서 없이도 신고가 가능합니다.
다만 문제는 출생확인신청 이전 과정입니다. 대부분 이러한 사건은 ‘친생자 소송’과 연결되어 있고, 그 결과에 따라 기존 등록부가 폐쇄되었다가 다시 새 출생신고를 해야 하므로 전체 기간이 매우 길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아래와 같은 문제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친부 또는 친모의 존재를 명확히 확인해야 함
출생 장소·출생일 등에 대한 객관적 자료가 부족함
기존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성·본이 변경되는 문제 발생
출생신고서 작성 과정에서 필요한 증거 부족
예컨대 출생신고를 다시 하면 그동안 써왔던 성(姓)과 본(本)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 사실을 미처 몰랐다가 뒤늦게 당황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출생확인신청을 하게 되는 대부분의 사건은 이미 친생자 소송이 진행되었거나 진행 중입니다. 이때 많은 분들이 “소송에서 이기면 자동으로 정리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오해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친생자 소송은 ‘잘못된 출생신고를 부정하는 절차’일 뿐이고, 그 이후에 새로운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 출생확인신청을 별도로 진행해야 합니다. 문제는 많은 분들이 이 사실을 모른다는 점입니다.
소송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등록부가 폐쇄된 사실을 깨닫거나, 출생확인신청이라는 절차 자체를 모르는 경우, 출생증명서를 당연히 발급받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병원이 사라져버린 경우 등에 처하게 되면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행정적 혼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친생자 소송이 시작될 시점부터 전체 절차를 계획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출생확인신청은 서류 몇 장 제출하는 정도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가족관계등록부 전체를 다시 세팅하는 과정'입니다. 잘못 대응하면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시간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특히 친생자 소송, 가족관계등록부 폐쇄, 출생신고 재작성, 성·본 변경 가능성, 출생증명서 부재 등 여러 요소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경험 많은 전문가와 함께 대응해야 합니다.
출생증명서 없이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혼자 해결하기에는 구조가 너무 복잡합니다. 적어도 처음 사건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전문가 조언을 받으신다면 불필요한 시간 낭비나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