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분전문변호사, 왜 꼭 필요할까

사례로 풀어보는 유류분반환소송의 핵심 쟁점

by 오경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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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최소한의 예의', '기본적인 도리'를 이야기합니다.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서로에게 지켜야 할 가장 낮은 수준의 배려이자,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윤리 기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속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피상속인의 재산처분 자유가 중요하다고 해도, 자녀·배우자 등 가까운 가족에게 보장해야 할 최저한의 몫이 있다는 생각에 대부분 공감하십니다. 민법상 유류분 제도는 바로 이 '최소한의 도리'를 법의 언어로 옮겨놓은 장치라고 보셔도 좋습니다.


오늘은 실제와 유사한 사례를 바탕으로, 유류분이 무엇인지, 유류분전문변호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유류분소송에서 무엇이 핵심 쟁점인지를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1. “이 정도면 선을 넘은 것 아닌가요?” – 유류분전문변호사를 찾게 되는 순간


부산에 사는 민지 씨(가명, 42세)와 남동생은 얼마 전 유류분전문변호사를 찾아 상담을 받았습니다. 몇 달 전부터 시작된 큰오빠와의 갈등이 더는 대화로 해결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법원에서 근무하다 정년퇴직한 후, 법무사로 10년 넘게 일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성실한 성격 덕분에 의뢰가 끊이지 않았고, 그 사이 상가 건물 두 채와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셨습니다. 주변에서도 '노후 준비 잘된 분'이라고 부러워할 정도였습니다.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뒤, 민지 씨와 남동생은 오빠와 함께 상속 이야기를 꺼내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빠는 이야기를 피했고, 시간을 끌었습니다. 뒤늦게 서류를 떼어보니 이유가 드러났습니다. 상가 두 채와 아파트는 이미 오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버지 명의로 남은 재산은 은행 예금뿐이었는데, 이마저도 사망 직전에 상당 부분이 인출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처음에는 '그래도 형제인데 말로 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법정상속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어느 정도 재산을 나눠줄 거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오빠는 '이게 아버지 뜻이다'라는 말만 되풀이했고, 곧 연락조차 받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이사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까지 들려왔습니다. 결국 민지 씨 남매는 더 늦기 전에 유류분소송을 준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처럼 유류분전문변호사를 찾아오시는 분들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겉으론 볼 땐 그저 돈 문제에 불과한 거같지만, 실은 그 밑바닥에 기본적인 도리를 지키지 않은 배신감이 흐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배신감은 단순히 감정 문제가 아니라, 민법이 보호하는 ‘최소한의 몫’을 침해당했을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2. 유류분이란 무엇인가 – 재산처분의 자유와 그 한계


피상속인은 본인의 재산을 생전에든 유언으로든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처분할 권리(재산처분의 자유)를 가집니다. 어느 자녀에게 더 많이 주고, 어떤 자녀에게는 거의 주지 않겠다는 유언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대부분의 재산을 넘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법은 이러한 재산처분의 자유에 넘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선, 즉 유류분을 두고 있습니다.


유류분은 말 그대로 '기본적으로 꼭 남겨주어야 하는 상속분'입니다. 민법은 직계비속과 배우자의 경우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유류분으로 보장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위 사례처럼 아버지 재산이 총 90억 원이고, 상속인이 성인 자녀 3남매뿐이라고 가정하면 각자의 법정상속분은 30억 원씩입니다. 이때 각자의 유류분은 30억 × 1/2 = 15억 원이 됩니다.


즉, 아무리 장남을 편애했다고 해도 다른 자녀들에게 각 15억 원씩은 남겨두어야 하고, 이 선을 넘어서 재산을 몰아준다면 유류분 침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유류분전문변호사는 이렇게 침해된 최소한의 상속분을 되찾아오는 일을 돕는 사람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3. 유류분은 ‘고정된 숫자’가 아니다 –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가 핵심


많은 분들이 '내 유류분은 얼마인가요?'라고 묻습니다. 그런데 유류분은 단순히 상속 시작 시점에 남아 있는 재산만으로 계산하지 않습니다. 유류분 계산의 출발점은 '상속재산 + 생전 증여재산(특별수익)'입니다.


따라서 유류분전문변호사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이 사람이 실제로 남긴 경제적 재산이 어디까지인지'를 다시 그려보는 것입니다. 사망 당시 남은 상속재산이 거의 없더라도 생전에 특정 상속인에게 미리 넘긴 부동산,거액의 현금 증여, 장기간 생활비·사업자금 명목의 지원 등이 있다면 이들을 특별수익으로 모아 기준 금액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이 높아지면 각 상속인의 법정상속분과 유류분도 함께 커지게 되므로, 결국 소송에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 역시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류분소송의 승패는 ‘기준값을 얼마나 정확하고 유리하게 잡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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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특별수익 찾기 – 유류분전문변호사가 집요해지는 이유


문제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재산을 넘길 때 그 방식이 항상 '증여'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서류상으로는 매매, 대여, 투자, 명의신탁, 심지어는 가족 명의 사업자 등록 등 복잡한 형태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장남에게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건물을 판 것처럼 꾸며놓은 경우, 표면적으로는 매매계약서와 잔금이체 내역이 있지만 실질은 “편법 증여”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당시 자금 흐름, 장남의 실제 경제력, 임대수익 귀속 여부, 세무 신고 내용, 주변 친척들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것은 실질적으로는 증여였다'는 점을 밝혀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유류분전문변호사의 ‘집요함’이 빛을 발합니다. 작은 정황 하나, 수년 전 계좌 거래 내역 한 줄, 오래된 문자메시지 하나가 소송의 향방을 바꾸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 유류분소송을 진행해보면 사건 초기와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상속재산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특별수익을 추적해 기준값을 올렸더니 생각보다 훨씬 큰 유류분이 인정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5. '그래도 가족인데'라는 마음이 가장 큰 리스크가 될 때


유류분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의뢰인께서 가장 많이 하시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래도 가족인데, 이렇게까지 하는 게 맞나 싶어요.”


이 마음은 매우 이해할 수 있으나, 동시에 때로는 가장 큰 리스크가 되기도 합니다. 유류분반환청구권에는 소멸시효가 있기 때문입니다. 상속 개시 및 유류분 침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상속 개시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법적으로 유류분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즉, “그래도 가족인데…” 하고 미루다가 법이 보장해 주는 최소한의 권리마저 놓쳐버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겁니다. 유류분전문변호사의 역할은 가족을 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최소한의 선을 회복해 공정한 기준을 다시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6. 유류분전문변호사가 중요한 이유 – 숫자 싸움이자, 구조 싸움입니다


유류분소송은 겉으로는 돈 문제 같지만, 실제로는 법리·증거·숫자가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 싸움입니다.


유류분전문변호사는 다음과 같은 부분에 집중합니다.


첫째, 피상속인이 생전에 누구에게, 어떤 형식으로, 얼마나 재산을 넘겼는지 특별수익을 최대한 찾아내 기준값을 높입니다.


둘째, 형식상 매매·투자로 포장된 거래라도, 실질상 증여에 해당한다면 이 점을 증거와 논리로 설득력 있게 밝혀냅니다.


셋째, 유류분을 주장하는 쪽뿐 아니라, 유류분을 방어해야 하는 쪽에서도 전략을 설계합니다. 때로는 특별수익 범위를 최소화하거나, 공동상속인의 기여분 등 다른 요소를 함께 고려해 전체 분쟁 구조를 조정하기도 합니다.


결국 유류분소송은 '조금 더 잘 써준 소장'의 문제가 아니라, 사건 전체를 어떻게 바라보고 구조를 설계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경험 많은 유류분전문변호사를 곁에 두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7. 마무리 – 최소한의 도리를 법이 대신 지켜주는 장치, 유류분


유류분 제도는 피상속인이 마음대로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게 막는 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피상속인의 재산처분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되, 가족이라는 이유로 최소한의 안전망을 부여하는 장치입니다. 유류분은 최소한의 예의, 기본적인 도리를 대신 지켜주는 장치인 겁니다.


이미 유류분이 침해되었다고 의심되는 상황이시라면, 또는 생전 증여와 상속 설계를 앞두고 유류분이 걱정되신다면, 혼자 고민만 하기보다 전문가와 함께 구조를 다시 그려보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조금만 더 일찍, 조금만 더 정확한 정보를 얻으셨다면 바로잡을 수 있었던 기회가 사라지기 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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