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 정리가 막힐 때 실종선고 심판청구로 대응하기
상속이 개시되면 남은 가족들은 자연스럽게 상속재산을 정리하는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막상 상속을 정리하려고 하면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가족관계등록부상 상속인이 모두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경우, 상속재산 분할이나 명의 이전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때 현실적인 해결책이 되는 제도가 바로 실종선고심판청구소송입니다.
실종선고심판청구는 단순히 ‘사람을 사망 처리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법적으로 불확정 상태에 놓여 있는 가족관계를 정리하고, 상속재산을 정상적으로 분할·처분할 수 있도록 만드는 중요한 제도입니다. 실제 사례를 통해 어떤 경우에 실종선고심판청구가 필요한지 살펴보겠습니다.
박성우 씨(가명, 53세)의 아버지 박종일 씨(가명, 향년 84세)는 2년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상속재산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상속 절차는 시작부터 막혀버렸습니다. 박성우 씨에게는 아주 어릴 때 사망한 형 박성민 씨(가명)가 있었는데, 이 형이 아버지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여전히 생존자로 기재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성우 씨는 형이 자신이 태어나기 전, 세 살 무렵 병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 사실이 가족관계등록부에 반영되지 않은 채 수십 년 동안 방치되어 있었다는 점은 아버지가 사망한 뒤에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가족 입장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정리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법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던 셈입니다.
형 박성민 씨가 가족관계등록부상 살아 있는 상속인으로 남아 있는 이상, 상속재산 분할 협의도, 금융기관 처리도, 부동산 명의 이전도 모두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박성우 씨는 상속재산을 정리하기 위해 실종선고심판청구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수진 씨(가명, 50세)의 사정은 더욱 복잡했습니다. 어머니 김영희 씨(가명)는 6개월 전 지병으로 사망했고, 상속재산으로는 지방에 있는 빌라 한 채와 약 3,000만 원 상당의 예금이 남아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이미 10여 년 전에 세상을 떠났고, 남매는 세 명이었습니다.
문제는 막내 여동생 이정은 씨(가명, 46세)였습니다. 이정은 씨는 20년 전, 정신적 장애가 있는 상태에서 가족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집을 나간 뒤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었습니다. 사고를 당했는지, 어디선가 살아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부모님은 끝내 막내딸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수진 씨는 동생이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법적으로는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가족관계등록부상 동생이 상속인으로 남아 있는 이상, 어머니의 상속재산 역시 정리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결국 이수진 씨는 실종선고심판청구소송을 통해 법적 정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실종선고심판청구소송은 부재자의 생사가 5년간 분명하지 않은 경우, 법원이 그 사람을 사망한 것으로 간주하여 법률관계를 확정하는 절차입니다. 연락이 두절되고 행방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상속인으로 남아 있는 경우, 이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상속재산 정리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가출이나 실종 이후 생사불명인 경우에는, 가출한 날 또는 마지막으로 생존이 확인된 날을 기준으로 5년을 계산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실종선고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종선고심판청구가 제기되면 법원은 곧바로 실종선고를 내리지 않습니다. 먼저 경찰서, 출입국관리소, 교정기관, 행정기관 등을 통해 부재자의 소재를 확인하는 사실조회 절차를 진행합니다. 국내 체류 기록, 출입국 기록, 변사 신고 여부, 수감 여부, 휴대전화 사용 여부 등 다양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확인합니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부재자의 소재가 확인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그런 경우 실종선고 절차는 중단됩니다. 그러나 모든 조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단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법원은 6개월간의 공시최고 절차를 진행합니다. 관보를 통해 실종선고심판청구가 제기되었음을 알리고, 본인이나 생사를 아는 사람이 있다면 신고하도록 공고하는 단계입니다.
공시최고 기간이 끝날 때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다면, 비로소 법원은 실종선고를 내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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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씨 사례처럼 이미 오래전에 사망한 사람이 가족관계등록부상 생존자로 남아 있는 경우에도 실종선고심판청구는 필요합니다. 단순한 가족 진술만으로는 법원이 사망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는 실제 사망 시점을 최대한 특정해 사망 간주 시점을 앞당기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이수진 씨 사례는 실종선고심판청구가 가장 전형적으로 활용되는 경우입니다. 가출 이후 20년간 생사가 전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가출 시점을 기준으로 5년이 지난 날에 사망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실종선고심판청구소송은 절차상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가 많아, 결정까지 통상 1년 이상이 소요됩니다. 사실조회와 공시최고 기간이 필수적으로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속재산 정리나 부동산 처분, 금융자산 인출 등 시급한 사안이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절차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종선고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상속관계와 가족관계등록부를 근본적으로 정리하는 중요한 법적 절차입니다. 사망 간주 시점에 따라 상속분이 달라질 수 있고, 이후 상속재산분할이나 유류분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상속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준비하시는 것이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분쟁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실종선고심판청구는 서두를수록 유리한 절차입니다. 상속재산 정리가 막혀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정확한 법적 해결책을 검토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