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입양허가 청구, 단순히 신고만 하면 될까?

법원 허가 절차의 모든 것

by 오경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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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족을 맞이한다는 것은 축복이자 큰 책임입니다. 특히 성인이 아닌 미성년자를 입양하려 할 때는 아이의 복리를 위해 법적으로 매우 꼼꼼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과거에는 당사자 간 합의만 있으면 입양 신고가 가능했지만, 2013년 민법 개정 이후 가정법원의 허가(민법 제867조)가 필수적인 요건이 되었습니다. "내 자식처럼 키우겠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고, 법원을 설득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해진 것이죠.


오늘은 미성년자 입양허가 청구를 고민 중인 예비 양부모님들을 위해, 법원의 허가 기준부터 필수 절차, 그리고 친부모의 동의가 없는 난감한 상황까지 실무적인 관점에서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1. [사례] 재혼 가정의 고민, "남편이 제 아이를 입양하고 싶어 해요"


의뢰인 A씨(30대, 여)의 사연


"저는 3년 전 이혼 후 홀로 5살 아들을 키우다가, 지금의 남편 B씨와 재혼했습니다. 남편은 제 아들을 친자식 이상으로 아껴주고 있고, 아이도 남편을 '아빠'라고 부르며 잘 따릅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남편의 법적 자녀로 입양하여 가족 관계를 명확히 하고 싶은데, 전남편(친부)에게 연락하기가 껄끄럽습니다. 친부의 동의 없이는 입양이 불가능한가요? 법원에서는 무엇을 심사하나요?"


위 사례는 미성년자 입양 상담 중 가장 빈번한 케이스입니다. 재혼 가정의 계부모 입양이나, 조부모가 손자녀를 입양하려는 경우 등 다양한 사연이 있지만, 핵심은 '아이의 복리(행복과 이익)'입니다. 법원이 이 과정을 어떻게 심사하는지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2. 미성년자 입양허가 청구, 법원은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볼까? (허가 요건)


가정법원이 입양을 허가할 때 보는 절대적인 기준은 '양자가 될 미성년자의 복리'입니다.


① 양부모의 자격 (양육 능력)


법원은 양부모가 될 사람이 성년자인지 확인하는 것을 넘어, 양육 능력과 입양의 동기를 엄격히 심사합니다.

경제적 능력은 충분한가?

입양의 동기가 순수한가? (혹시 다른 경제적 이익이나 혜택을 위한 것은 아닌가?)

양부모로서 적합한 인성을 갖추었는가?


② 미성년자 본인의 의사 (나이에 따른 차이)


아이가 입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중요합니다.

13세 이상: 아이가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직접 입양을 승낙해야 합니다.

13세 미만: 법정대리인이 아이를 대신하여 입양을 승낙합니다(대락).

실무 팁: 아이가 13세 미만이라도 의사 표현이 가능하다면, 법원은 가사조사관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③ 친생부모의 동의 (가장 까다로운 부분)


원칙적으로 친생부모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친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며 동의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3. 친부모가 동의를 안 해준다면? (예외 조항)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입니다. 실무 자료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친부모의 동의가 없어도 법원이 입양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70조 제2항).

부양의무 불이행: 부모가 3년 이상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학대 및 유기: 부모가 자녀를 학대·유기하거나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친 경우

소재 불명: 부모의 소재를 알 수 없어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


조언: 만약 친부가 정당한 이유 없이 동의를 거부한다면, 과거 양육비 미지급 내역이나 면접교섭 불이행 등의 증거를 철저히 준비하여 "친부의 동의가 없는 것이 오히려 아이의 복리에 부합한다"는 점을 법원에 소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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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입양 허가 청구, 절차는 어떻게 진행될까?


미성년자 입양허가 청구는 서류 한 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대략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STEP 1. 입양 허가 심판 청구

관할 법원: 양자가 될 미성년자의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

청구인: 양부모가 되려는 사람 (부부라면 공동으로 청구)


STEP 2. 서류 심사 및 가사 조사 (핵심 단계)

법원은 제출된 서류(가족관계증명서, 소득증빙, 범죄경력조회 등)를 검토합니다. 이후 가사조사관이 지정되어 심층 조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가정을 방문하거나 당사자를 법원으로 불러 면담합니다.

양육 환경, 아이와의 애착 관계, 입양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합니다.

입양부모 교육: 법원의 명령에 따라 미성년자 양육에 관한 교육을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STEP 3. 심문 기일 (재판)

상황에 따라 심문기일이 열리기도 하는데요. 판사님이 당사자들을 불러 심문합니다. 친부모가 동의를 거부하는 경우, 친부모를 불러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치기도 합니다.


STEP 4. 심판 및 확정

법원의 허가 결정이 내려지면, 14일간의 즉시항고 기간을 거쳐 확정됩니다.

주의: 허가 결정문만 받았다고 끝이 아닙니다! 확정된 후 가족관계등록 관서(구청, 읍·면사무소)에 '입양 신고'를 해야 비로소 법적 효력이 발생합니다.




5. 특이 케이스: 조부모가 손주를 입양할 수 있나요?


최근 조손 가정에서 조부모가 손자녀를 입양하려는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제공된 자료의 대법원 판례(2018스5 전원합의체 결정)에 따르면, 조부모의 손자녀 입양도 허용됩니다.


다만, 법원은 이를 일반 입양보다 더 신중하게 심사합니다.

가족 질서에 혼란을 주지 않는지?

단순히 양육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부모-자녀' 관계를 맺으려는 의사가 있는지?

친부모가 생존해 있음에도 조부모가 입양하는 것이 아이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지?


따라서 조부모 입양의 경우, 단순한 양육 목적을 넘어선 '부모로서의 의지'와 '아이의 복리'를 더욱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6. 마치며: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


미성년자 입양 허가 청구는 단순히 법적인 서류 작업이 아닙니다. 한 아이의 인생과 가족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절차입니다.


법원은 '국가의 후견적 개입'을 강화하여 아이가 안전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자랄 수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봅니다. 따라서 준비 과정에서 서류 누락이나 소명 부족으로 기각되지 않도록,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꼼꼼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친부모의 동의 문제나 복잡한 가족 관계가 얽혀 있다면, 가사 전문 변호사와 상의하여 아이에게 가장 상처를 덜 주는 방법을 찾으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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