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革新)의 아이콘, 거장들의 환생(還生) 여행

0. 연재에 앞서.

by 박인권

혁신(革新)의 아이콘, 과거를 떠나(革) 미래로 나아간(新) 화가들

0. 연재에 앞서.


미술은 아름다움(美)을 추구하는 예술(術)이다.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방식은 시각적, 조형적으로 다양하다. 여기서 ‘아름다움’이란 예쁘고 고운 단편적인 평가의 영역을 초월한다. 인간만이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망라한 다차원적인 감각작용을 일컫는 포괄적인 아름다움이다. 기뻐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은 물론, 공포심과 수치심, 모멸감, 압박감까지 감각정보에 대한 모든 운동반응이 대상이다. 교감신경이 흥분해 일어나는 인체의 생리적 변화, 즉 정서에 해당하는 신체적 반응이면 어떤 것이라도 미술적 아름다움으로 연결될 수 있다. 결국 미술에서 아름다움이란, 조형미를 말하는 것이다. 조형미는 회화의 법칙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형태에서 느껴지는 조형적 감각이다. 그래서 아름다움이란 용어가 미술의 세계와 만나면 무한히 확장된다.

에두아르 마네, 올랭피아, 130.5 x 190cm, 캔버스에 유채, 1863, 파리 오르세미술관 소장 ⓒwikipedia commons, public domain


현대미술이 태동하기 전, 미술은 눈에 보이는 대상과 풍경의 사실적 표현에 충실한 시각적 재현의 기술이었다. 그러나 사진이 발명되면서 대상의 사실적 묘사는 설 땅을 잃었다. 현대미술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현대미술의 잉태기로 불리는 후기인상주의도, 입체주의도, 추상주의도, 초현실주의도 모두 현대미술이 낳은 미술사조다. 현대미술 이전이나, 현대미술 이후나 화가들은 늘 자신만의 조형적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남과는 다른,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오리지낼러티를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화가들의 숙명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화가들은 본능적으로 진보적인 DNA를 타고난 사람들이다. 화가라면, 과거에 집착하고 현재에 안주하는 자세를 적으로 삼아야 함이 마땅하기에.

클로드 모네, 인상, 해돋이, 48 x 63cm, 캔버스에 유채, 1872, 파리 마르모탕미술관 소장 ⓒwikipedia commons, public domain


예술가에게 ‘혁신’은 인체의 혈액과 같다. 혈액은 인체의 구석구석을 순환한다. 혈액의 순환성은 우리 몸의 생존과 활성화에 필수적인 영양물질과 산소를 운반하고 생존에 방해가 되는 노폐물을 걸러내기 위해서다. 질병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검사가 혈액검사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사람의 혈액을 분석하면 건강상태를 알 수 있듯이, 화가가 그림으로 표출한 혁신 마인드는 화가의 예술적 재능을 가늠하는 척도에 다름 아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화가들은 혁신의 의지를 그림에 담아낸다. 다만, 그 혁신은 화가에 따라 ‣미술사적 위상, ‣조형적 가치, ‣시대정신의 발로, ‣독창성 평가 등이 다를 뿐이다. 우리가 거장, 대가, 선구자라고 부르는 화가들은 예술적 성취에서 정점을 찍은 사람들이다. 이른바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을 앞장 서 개척했거나(마네의 ‘올랭피아’, 알몸의 매춘부가 그림의 주인공으로 등장, 예술성의 외연 확장, 원근법을 거부하고 회화 본연의 평면성 강조, 근대회화의 시조), 미술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명적인 조형기법을 고안했거나(모네의 ‘인상, 해돋이’, 인상주의의 효시), 유일무이한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창조한(고흐의 ‘까마귀가 나는 밀밭’) 화가들이다.

빈센트 반 고흐, 까마귀가 나는 밀밭, 50.5 x 103.0cm, 캔버스에 유화, 1890,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 소장 ⓒwikipedia commons, public domain


‘혁신(革新)의 아이콘, 과거를 떠나(革) 미래로 나아간(新) 화가들’에는 불세출의 거장들이 등장한다. 하나같이 한 시대를 풍미했거나, 오늘날 미술사적으로 마에스트로 반열에 오른 혁신의 별들이다. 이들은 길게는 수백 년 전에서 짧게는 약 100년 전에 죽은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번 연재를 위해 이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일시 환생해 자신의 삶과 자신이 창조한 불후의 명작 이야기를 1인칭 주인공 시점의 팩션(Fact+Fiction) 형식으로 들려줄 것이다. 환생은 조건부, 연재가 끝나면 이들은 다시 타임머신을 타고 이미 오래전에 자리 잡은 영원한 안식처로 되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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